소비 줄은 김치・장류… 수출도 쉽지 않아
소비 줄은 김치・장류… 수출도 쉽지 않아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9.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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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서구화로 소비 감소… 빵류, 햄 등의 서양식 선호

김치와 쌀, 장류 등 전통적인 한국 식품의 소비가 줄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장기적인 전략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치 시장 규모 햄 10분의 1 수준 

국내의 김치 소비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5일 발표한 가공식품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소매시장(할인점, 체인슈퍼, 백화점, 편의점, 일반식품점 등) 규모는 1444억 원으로 2013년(1563억 원)에 비해 7.6%나 감소했다. 

2014년은 1422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9.0% 줄었다. 지난해는 2014년에 비해 약 20억 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집밥 열풍으로 김치 소비가 소폭(1.5%)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소비감소세를 만회하지는 못했다. 다만 올 1분기 매출규모는 281억 원으로 전년 동기(259억 원)에 비해 8.5% 증가했다. 

소매 시장뿐 아니라 1인당 소비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의 ‘2015년 김치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정의 1인당 김치 소비량은 25.3㎏에 그쳤다. 국민 1인당 하루 섭취량은 62.9g이다. 이는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71.4g보다 11% 감소한 수치이다.  

김치 소비 감소는 식생활의 서구화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치연구소가 소비자 19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밥이 아닌 빵류, 시리얼, 서양식 식단이 늘어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대표적인 서양 간편식인 햄 시장의 성장은 단적인 예이다. 햄 시장 규모(소매 기준)는 김치와 정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3년 1조987억 원에서 2014년 1조1366억 원, 지난해 1조2350억 원으로 커졌다. 2013년에 비해 12.4%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 규모도 김치의 약 10배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김치 수출 재개로 숨통 

김치 시장이 감소세를 보이자 주요 제조 업체들은 프리미엄화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조선시대 서울 양반가의 레시피를 따른 ‘서울반가김치’를 출시했다. 이 김치는 한식 전문 요리사의 고증으로 전남 신안군의 옹기 새우젓과 소고기 양지육수를 사용했다. 젓갈의 양을 줄이고 저농도 염수를 사용해 나트륨 함량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의 PB 브랜드 ‘요리하다’는 롯데호텔과 협업으로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내놓았다. 100% 국산 농산물과 천연조미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김치다. 동원F&B는 휴대성을 높인 ‘양반 캔김치’를 선보였다. 간편성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출시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김치뿐 아니라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의 소비도 줄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 통계를 보면 지난 2010년 장류 판매량은 55만3517t에서 2012년 49만7725t으로 10%나 줄었다. 이후 2013년 50만9390t, 2014년 53만9060t으로 늘었지만 201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침체된 김치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수입국인 일본과 중국 등의 수요가 감소세이기 때문이다. 김치 수출금액은 2013년 8928만 달러에서 2014년 8403만 달러로 준 뒤 지난해 7355만 달러로 다시 감소했다.  

특히 일본과 미국, 중국의 수입량 감소 영향이 컸다. 일본으로의 수출은 같은 기간 6585만 달러에서 5662만 달러, 4455만 달러로 급감했다. 중국 수출 상황은 더 심각해 2013년은 아예 실적이 없었고 2014년 1만6천 달러, 지난해 10만 달러를 기록한 정도다.  

다만 최근 한국 김치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규제가 완화돼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중국은 한국 김치에 대한 검역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발효음식인 김치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했었다.  

정부는 대중국 김치 수출 재개를 위해 검역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했고 지난해 10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치 수입위생기준이 개정돼 김치 수출이 재개됐다. 대중국 수출 재개 이후 지난 7월 기준 수출금액은 12만 달러로 전년(9천 달러)에 비해 1179% 증가하며 성과를 냈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100t(4억5천만 원)의 수출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500t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의 중국 수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민·관 협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출 현황 모니터링 및 다각적인 해외 마케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중국인 기호에 맞는 대중국 맞춤형 김치 표준화를 위한 연구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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