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식업계의 불황기 대처법…‘비싸거나 싸거나’
日외식업계의 불황기 대처법…‘비싸거나 싸거나’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9.1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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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마케팅 주력업체 vs 가격경쟁 뛰어든 외식업체

주머니 넉넉한 성인 대상 비싼 메뉴에 주력

일본 외식업계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단골 마케팅 대신 ‘성인’을 키워드로 하는 매장을 도쿄에 속속 오픈하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이들 외식업체는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소비여력이 큰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같은 매장을 늘리고 있다.

고급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오모테산도 지역은 오픈 후 1년 안에 철수하는 외식업체가 적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곳에 성인 점심 전문점 ‘도쿄 라이스’는 오픈 4년이 지난 지금도 점심시간마다 긴 대기행렬이 만들어진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도쿄 라이스 특’(1550엔)으로 게살, 새우튀김, 치킨라이스를 한 접시에 담고 밥 위에 정감있는 문구를 적은 이쑤시개 깃발을 꽂았다. 전통 덮밥에 프랑스요리사 솜씨를 더했다. 저녁 시간에는 그리운 맛의 추억을 이야기하거나 요리 사진을 찍으면서 술을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일본KFC는 지난 4월 도쿄 신주쿠에 다카다노바점을 오픈했다. 다카다노바점은 낮에는 카페 영업, 오후 5시부터는 알코올 음료를 제공한다. 메뉴에는 국내외 크래프트맥주와 약 40종의 음식이 가득하다.

치요다구 사루가쿠쵸에서는 지난해 7월 성인 대상 햄버거가게 ‘버거·구리루후쿠요시’가 문을 열었다. 화우를 사용한 햄버거는 1080엔. 블랙 트러플을 넣고 참게가 포함된 감자튀김이 포함된 메뉴는 1880엔이다. 50대 여성 회사원은 “조금 비싸더라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다”고 말했다. 건강과 유행에 민감한 성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일본은 인구의 절반이 40세 이상이다. 여기다 비정규 고용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그만큼 외식업계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 수를 늘리거나 1인당 단가를 올려야 한다. 일부 외식업체의 ‘성인전용’ 메뉴는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핫 페퍼 푸드리서치센터’의 이나가키 마사히로 센터장은 “비싼 메뉴와 주류 판매를 통해 성인고객을 끌어 모으고자 하는 외식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인하 잇따라… 디플레이션 위기감 증폭

일본의 외식업계와 소매시장에도 가격인하와 저가제품 출시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J-CAST 뉴스가 지난 6일 전했다. J-CAST 뉴스는 최근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든데다 엔고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이 가격인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의 한 대형마트는 지난 8월 25일부터 식품과 일용품 가격을 앞으로 6개월간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200개 제품의 가격을 동결한데 이어 509개 품목을 추가한 것으로 이중 324개 품목은 약 5%의 가격인하를 단행한다.

소고기덮밥 전문 프랜차이즈 요시노야는 지난 4월 판매를 중단했던 돼지고기 규동을 다시 출시했다. 가격은 주력 상품인 소고기 규동에 비해 50엔 낮춰 판매한다. 캐주얼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지난 2014, 2015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으나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최근 인상 전 수준으로 다시 인하하고 있다.

현지 마케팅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 등에 따라 소비자들이 경기불황을 실감하면서 절약에 나서고 있다”며 “고객 수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식업체 등은 최근 외환 시장의 엔고현상에 따라 수입 원자재 가격이 내려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엔고현상에 따라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찌와 까르띠에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지난 8월 이후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 8월 26일 발표한 7월의 전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가격 변동이 심한 신선식품을 제외하면 99.6로 전년 동월보다 0.5% 하락했다. 하락폭은 2013년 3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과도한 위기의식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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