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경기침체 원흉 될 수 있다
김영란법, 경기침체 원흉 될 수 있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9.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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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계의 최대 이슈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오는 28일부터 원안대로 시행된다. 앞으로 3만 원이 넘는 음식을 제공받거나 5만 원이 넘는 선물, 10만 원이 넘는 경조사비를 받으면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과태료를 물게 되는 등 규제를 받게 된다.

김영란법은 현실적으로 볼 때 문제점이 많다는 점을 잘 안다면서도 왜 원안대로 시행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농수축산물은 제외해야 한다거나 3·5·10만 원 상한선은 현실적으로는 맞지 않으니 상한액을 높여야 한다는 등의 수정안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 중소기업청장이 발 벗고 나섰고 일부 농어촌 출신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개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또 관련단체와 협회들도 성명서 발표는 물론 농성까지 벌이기도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민간 소비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계했다.

심지어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김영란법이 시행된다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대통령까지 나설 정도로 김영란 법의 후유증이 명약관화했기에 일부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완화될 것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현실은 원안대로 실시하는 방향으로 결정되고 말았다.

교직자·언론인 부정청탁 방지법인가?

김영란법은 법 제정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 지금은 말 그대로 누더기가 돼 당초의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김영란법의 대상기관은 총 4만919개, 대상자는 약 400만 명이다. 이중 학교법인과 언론기관이 총 3만9622곳으로 전체의 96.8%나 된다.

법 적용의 가장 큰 대상이어야 할 국회의원과 선출직 지자체장들은 제외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법으로 변질됐다. 마치 김영란법은 교직자와 언론인들의 부정청탁을 막기 위한 법인 듯 싶다. 정치권은 이런 문제점을 알면서도 일단 법을 시행해 보고 그때 가서 문제점을 수정하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김영란법의 후유증은 현실에서 명확히 나타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부 외식업체가 장기불황에다 김영란법까지 시행되면 도저히 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폐업을 선언하는가 하면 또 다른 업체들은 대책을 만드느라 애를 써보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미 한정식당, 한우전문점, 일식당 등은 28일 이후 예약률 0%라는 궁지에 내몰리면서 눈에 띄게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전국 560개 회원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중 26%의 업체 매출이 18.8%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어촌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추석대목임에도 과일 값이 폭락하는 이변을 낳았다. 한우 농가도 마찬가지다.

천정부지로 오른 한우 가격으로 인해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는데다 여기에 판매까지 감소한다면 축산업계의 줄도산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명절 선물로 최근 수년간 인기품목이었던 영광굴비도 주문이 크게 감소해 산지 업체들이 일찌감치 폐업하기도 했다. 앞으로 식품·외식업계는 물론이고 농수축산업계, 그리고 화훼업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김영란법의 후유증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가속화하는 ‘안 만나고 안 먹기’

특히 법 적용에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너무도 애매한 부분이 많다보니 법 적용이 명확치 않아 자의적인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설서가 500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보니 집행하는 이들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 대상 기관마다 김영란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지만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그러다 보니 ‘샘플’로 걸려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안 만나고 안 먹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는 결국 내수침체로 작용할 것이고 나아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김영란법이 이대로 시행된다면 과연 법의 취지와 목적대로 부정청탁이 근절될지도 의문이다. 자칫하다가는 부정청탁 근절은커녕 경기침체의 원흉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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