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의 ‘우유 자존심’을 응원한다
서울우유의 ‘우유 자존심’을 응원한다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10.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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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훈 기자

국내 유업계 선두자리를 고수했던 서울우유가 79년 만에 매일유업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서울우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7938억 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8338억 원보다 400억 원(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7.8% 증가로 8003억 원을 기록, 근소한 차이로 서울우유를 따돌렸다.

업계는 매일유업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유업계에 닥친 악재를 최소화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는 평가다. 매일유업은 지난해부터 우유 외에 분유나 치즈, 컵커피 등의 제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최근에는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특허 만료에 발맞춰 캡슐커피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미는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반면 서울우유는 ‘우유’ 그 자체에 집중했다. 지난 3월 세균수 1A등급, 체세포수 1등급인 ‘나100%우유’를 출시하면서 신선함과 건강함으로 승부했다. 흰우유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매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협동조합 형태의 서울우유가 사업영역 확장과 유연성 있는 대처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매출 하락이 불가피했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유제품 제조판매 협동조합인 서울우유는 새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180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의 동의절차를 일일이 거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낙농가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우유와 관련 없는 사업에 호응을 해줄 가능성도 희박해 신사업 구상이 제한적이다. 서울우유가 선보이고 있는 제품 중 유제품을 제외하면 ‘아침에주스’가 유일하다.

이런 사정상 서울우유가 우유와 치즈 외에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면서 매출 하락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신사업으로 펫 전용 우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유라는 기존 사업군과 연계가 있고 반려동물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펫 전용 우유가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신사업에 대해 “무리한 사업다각화보다 유제품을 바탕으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자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결국 우유의 굴레 안에서 또 다른 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우유라는 점과 네덜란드, 호주, 독일 등에서는 이미 활발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펫 전용 우유 사업 전망이 밝은 편이라는 기대다.

최근 유업계는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원유가격연동제와 주소비층인 유소년 인구 감소, 우유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 등으로 판매량이 줄면서 업체들의 고민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소비자와 낙농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서울우유의 사업 추진은 신중한 반면 더디고 그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유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서울우유의 고집은 분명 높게 살만하다. 물론 조합이라는 여건 탓도 있겠지만 더 건강한 우유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서울우유의 ‘우유 자존심’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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