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식품은 ‘미니멈’ 외식은 ‘맥시멈’
불황에… 식품은 ‘미니멈’ 외식은 ‘맥시멈’
  • 이정희 기자
  • 승인 2016.10.07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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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외식 소비 행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한 끼 식품, 낱개 포장 과일 등 ‘소포장’ 식품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외식에서는 ‘무한리필’, ‘lℓ커피’ 등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가구의 증가로 안에서는 ‘나 홀로 간소하게’, 밖에서는 ‘다 같이 푸짐하게’ 즐기자는 소비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90.4% “소용량 식품 필요해”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만 19세~59세 소비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소용량 식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0.4%가 ‘소용량 식품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 중 소용량 식품이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은 특히 1인가구 소비자(44%)에게서 크게 나타났다. 혼자 살기 때문에 소비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1인가구 소비자가 소용량 식품의 니즈가 가장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마트를 찾은 김모 씨는 “자취 초반에는 싸고 양 많은 제품을 구입했지만 다 먹지 못해 상해서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소포장 제품으로 눈을 돌리니 음식물쓰레기도 줄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마트 한편에는 ‘낱개 구매 가능’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1인가구의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 상 과일, 채소 등을 소용량으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소포장 트렌드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도시락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 파는 과일과 즉석식품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됐다.

CU는 여러 종류의 과일을 세척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컵에 담은 ‘과일 한 컵 달콤한·상큼한 믹스’ 제품의 매출이 첫 출시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22일에는 가시를 발라내고 참숯불에 구운 고등어 100g을 진공 포장한 ‘참숯불 고등어구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외식업계는 ‘무한리필’, ‘lℓ커피’ 등 대용량 경쟁이 뜨겁다. 설문 응답자중 34.1%는 음료 및 커피 종류의 ‘대용량 니즈가 높다’고 답했다.


외식할 때는 “같은 값이면 더 많이”

엔제리너스는 지난 7월 기존 레귤러 사이즈보다 양이 두 배 이상 많은 약 1ℓ(32oz) 용량의 ‘메가 아메리카노’를 내놨다. 스몰 사이즈에 비해 레귤러, 라지 제품이 지난해 각각 14.3%, 15.5%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 출시 배경이다. 매머드커피와 셀렉토커피 또한 1ℓ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대용량 커피를 구입하는 이모 씨는 “양은 2배 이상이지만 용량대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며 “하나만 사도 하루 종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대용량으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유행하다가 사라졌던 고기뷔페 또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엉터리 생고기(무한삼겹) 관계자는 “본사의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 특성을 접목시킨 무한삼겹을 세컨드 브랜드로 선보였다”며 “풍족한 외식을 원하는 고객의 소비 패턴에 맞춰 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에 문을 연 무한삼겹은 전 연령대 고객층의 꾸준한 수요에 론칭 1년 3개월 만에 250개 가맹점을 돌파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또한 샐러드 뷔페 ‘애슐리’를 비롯해 ‘피자몰’, ‘자연별곡’, ‘샹하오’, ‘수사’ 등 무한리필을 앞세운 뷔페형 레스토랑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수십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애슐리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식품외식시장의 흐름은 1인가구 증가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가족구성원이 다 모여 식사하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집에서 먹을 때는 간편하고 적당한 양을, 외식 할 때는 저렴하되 푸짐한 양의 메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이 장기화 되는 한 외식시장에서는 가성비를 강조한 메뉴들이 꾸준히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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