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활성화 ‘도돌이표’ 논의 끝내야

이원배 기자l승인2016.10.21l9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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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aT센터 북카페에서 ‘쌀가공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미래발전 전략’(식품영양·조리 포럼 주최)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올해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식품·농업계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쌀 가공식품 소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굳이 수치를 말하지 않아도 쌀 재고는 늘어가고 우리가 먹는 양은 줄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날 포럼뿐 아니라 며칠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여해 소비 증대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간담회를 여는 등 쌀 소비를 늘리는 일은 중대한 문제로 떠올랐다. 불과 40여 년 전만해도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혼·분식 강제, 쌀 막걸리 제조 규제 등이 시행되던 사실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인 셈이다.

쌀 재고 증가는 ‘우리도 쌀 걱정 없이 먹고 살만해졌다’는 낭만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기 어려워졌다. 보관 비용도 막대해질뿐더러 식량 생산 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물론 생산자, 기업, 소비자, 학계 등 모두 우려 속에 해결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이들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 십년 쌀 소비 문제를 연구해 왔다. 나름 그 분야의 전문가적 식견을 지닌 이들이다.

하지만 이날 뜻밖의 발언을 들었다. 금준석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쌀 소비 확대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과장해서 말하면 30년은 됐다”며 “오늘 나온 의견도 몇 년째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다”며 정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일까 이날 포럼에는 구체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한두봉 고려대 교수는 일본의 스시용 쌀을 예로 들며 “일본은 스시에 적합한 쌀의 등급을 매기고 있다”며 “한국도 쌀가공식품에 맞는 등급 표시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소영 경민대 교수는 “의외로 어린이들이 구운 떡을 좋아한다”며 “변화된 생활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쌀가공품이 나와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김진숙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은 “쌀가공 식품 관련 통계가 부정확하다.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준석 박사는 “영양학적 관점에서 쌀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하고 산학민관의 협의체 구성으로 세세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품·외식업계는 “R&D 지원, 판로 확보,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양한 의견과 방안은 결국 정부 정책과 예산의 문제로 귀결됐다. 하지만 정책과 예산에서도 홀대를 받고 있다. 예산은 3년째 제자리고 인력도 적다. 심지어 ‘쌀가공산업육성법’이 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의 의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쌀가공산업육성법 제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제정 당시 정부 관계자에게 나오지 말하야 할 법이 나왔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정부가 쌀 소비 활성화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농식품부에 쌀 소비 활성화 전담 부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쌀 소비 확대는 더는 늦추기 어려운 국가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이제 도돌이표 논의를 끝내고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소비 활성화를 위한 세세한 방안을 내놓을 때가 됐다. 쌀가공식품과 관련 외식산업이 소비를 늘리는 중요한 방법임에 동의한다면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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