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 혼잠 시대의 외식경영
혼밥, 혼술, 혼잠 시대의 외식경영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10.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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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 최종문 전주대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미래세대, 청년문제가 참 심각하다. 이곳저곳 ‘N포 세대’의 한숨소리가 꼭 무슨 땅이 꺼져라 내려치는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N포 세대’는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기존의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 세대(3포 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 세대(5포 세대+꿈, 희망)를 넘어 숫자로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은 세대라는 뜻이다.(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N포 세대의 증가는 최근 1인가구 증가를 거쳐 ‘혼밥’, ‘혼술’이라는 새로운 문화현상의 파생까지 이어진다. 혼밥은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이요, 혼술은 ‘혼자서 술을 한 잔 한다’는 의미의 단축표현이다.

필자는 그 둘을 패러디해 ‘혼자서 잠을 자는 것’을 뜻하는 ‘혼잠’을 추가하고 싶다. 혼밥, 혼술이 가령 단순히 한 끼를 때우거나 나 홀로만의 한 잔 술이 아니라 ‘나만의 유유자적(悠悠自適)을 갖는다’는 넓은 의미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면 1인가구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혼잠’을 추가하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업계의 새로운 전략 아이템으로 등장한 각종 도시락의 매출 증가도 혼밥, 혼술, 혼잠의 1인 가구에 힘입은 바 크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프리미엄 도시락 ‘나를 위한’ 시리즈를 출시하며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어 도시락 관련 제품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는 관계자의 코멘트를 내놨다. 세븐일레븐의 ‘혜리 도시락’은 지난해 상반기 도시락 판매 신장률이 87.6%, CU ‘백종원 도시락’은 41.0%, GS25 ‘김혜자 도시락’ 38.9%였다.

동원수산과 제휴한 일본 대표 도시락 전문점 호토모토의 HMR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호토모토는 1인가구 증가와 간편식을 원하는 맞벌이 부부, 직장인, 실버 세대들이 HMR 제품을 찾으면서 HMR 시리즈가 가맹점 매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식외경 2016. 10. 24.)

이마트도 지난 7월 도시락 시장에 뛰어들어 양념치킨&함박스테이크 도시락 등 5종을 출시했다. 최근 5개월간 6만여 개의 판매고를 올려 앞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도시락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도시락은 기존 테이크아웃 중심의 도시락 전문점과 달리 1만5천 원 이상 구매 시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처럼 N포 세대와 1인가구의 증가는 편의점과 도시락 전문점의 매출구조를 확 바꿔 도시락 매출의 대폭 증가를 이끌어냈다. 게다가 2014년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한 1인가구는 2020년 30%에 이를 전망이니 시장전망도 어둡지 않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업계에 따르면 올해 도시락시장은 1인가구, 맞벌이가구의 증가로 그 규모가 2조5천억 원에서 3조 원이라는 예상과 함께 기존 외식업계의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식외경 2016. 1. 25)

여기에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외식업계의 매출감소까지 이어지면 그 피해는 역대급으로 불어날지 모른다. 가령 청탁방지법 위반의 원천적 예방 차원에서 ‘쪼개고 나눠’ 내는 ‘N분의 1 더치페이’ 스타일의 계산이 관행화된다면 싫든 좋든 혼밥, 혼술, 혼잠의 까칠한 소비풍조 확산을 초래해 외식업계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A신용카드사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신용카드 결제 건수 및 금액 분석’ 결과 음식점에서 30만 원 이상의 법인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해보다 최대 40% 감소됐고 한식 11%, 일식 21%, 양식 4%의 감소율을 보여주고 있다. ‘N분의 1 더치페이’ 결제방식도 크게 늘어났는데 유흥주점의 경우 25%였다고 한다.(동아일보 2016. 10. 27 A16면)

하지만 외식업계의 대응은 별로다.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말은 무성하지만 구체적 대응책은 목하 ‘고민 중’, 또는 ‘수립’ 단계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위기의 외식업계를 구출할 확실한 대안과 전략이 하루 빨리 제시돼야 한다. 외식업관련 산학 단체들의 분발과 협동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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