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한 달, 경기지수 호전이라니’
김영란법 한 달, 경기지수 호전이라니’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10.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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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4/4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 호전’, 외식업계 ‘대안 없는 불황 닥쳐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26일 발표한 ‘3·4분기 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한식업종 중 한정식 전문점(3분기 63.79→4분기 전망 62.33), 해산물류 전문점(59.07→63.21) 등 비교적 객단가가 높은 업종의 경기가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외식산업지수는 3/4분기 67.51, 4/4분기 전망 71.04인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낮은 수치다. 특히 기타 외국식(82.70→90.70), 서양식(77.27→83.19) 등에 비하면 20포인트 가량 낮다. 행사·이벤트 중심의 출장음식서비스업(59.37→63.71) 등도 김영란법 시행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4/4분기 회복세가 가장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제과점업(69.29→79.22)이라고 전망했다. 연말 특수를 톡톡히 볼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3/4분기보다는 4/4분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농식품부는 3/4분기에는 여름휴가와 긴 추석 연휴기간으로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외식지출 감소가 외식경기의 악재로 작용했으나 4/4분기는 연말 특수 등으로 경기지수가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김영란법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영란법 시행 한 달째인 지난 28일 외식업계 곳곳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사회 곳곳에서의 잘못된 관행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는 있으나 외식업계는 매출이 바닥을 치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한우 전문점이나 일식집, 해산물 전문점 등 고가 음식점들은 매출이 급감하고 있고 호텔업계도 연회나 예약이 줄어들고 있어 저가 메뉴를 출시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김영란법의 시행 이후 전국의 한우정육점과 음식점의 매출액은 각각 평균 17.9%, 22.3% 감소했다. 특히 공무원들이 밀집돼 있는 세종시의 경우에는 매출이 최대 30~7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타운인 서울 서초동 일대와 종로 등의 한정식집들도 반토막난 매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 롯데호텔의 경우 10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가 감소하는 등 특급호텔업계도 김영란법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외식업계가 기대했던 서민식당의 반사이익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접대성 외식 감소로 가정식 백반이나 부대찌개, 설렁탕, 해장국 등 대중음식점이 성황을 이룰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객들이 분산되면서 별다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다 선물 가격이 5만 원 이내로 제한되면서 인삼이나 과일, 한우세트 등 선물로 자주 쓰이는 농축산물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 농식품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식품부는 시간이 흐르면서 김영란법의 부정적 영향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업계의 체감온도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식재료비 비중이 큰 외식업체에서 3만 원 이하의 메뉴를 개발하면서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고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즉석식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외식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올 4/4분기 외식업경기지수가 다소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업계에서는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정확하지 않은 경기전망을 기초로 외식산업정책을 추진할 것 같아 오히려 걱정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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