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FNF 종가집, 30~40대 주부 1001명 설문조사
업체, 포장김치 수요 증가에도 원가 부담 늘어 고민
배추 및 재료값이 올라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이 배춧값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
김장을 하지 않는 대신 포장김치를 선택하는 고객들로 인해 포장김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은 판매량 증가에도 마냥 웃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배추 수급이 어렵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늘어 판매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지 몰라도 수익은 제자리걸음에 머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 55%, 3~5kg 포장김치 수시로 구입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대상FNF 종가집이 김장철을 앞두고 브랜드 블로그를 통해 30에서 40대 주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김장을 담그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6%가 상승한 것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는 김장 시즌 설문조사 중 2012년(5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들 응답자 중 42%는 전년 대비 배추 및 부재료의 비용이 약 20% 정도 상승한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김장을 담그겠다고 응답한 주부들 중 가장 걱정되는 부분도 물가상승(57%)을 꼽았다.
3인 이하 가구 주부들 중 55%는 ‘적은 식구수’(41%) 때문에 김치 소모량이 적어 굳이 김장 시즌에 맞춰 준비해 둘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김장 계획이 없는 주부들은 김치를 먹기 위해 ‘가족 및 지인에게 얻거나(55%)’ ‘포장김치를 구입(33%)’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장 대용으로 포장김치를 구매한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올해 첫 구매 예정’이라는 답변이 11%에 달했다. 구입 이유로는 ‘직접 하는 것보다 저렴해서(5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포장김치 구매의 경우 ‘3~5kg 중포장 제품을 수시로 구입(55%)’해 필요할 때 필요한 양만큼 사서 먹겠다고 답했다. 1kg 정도의 소포장을 자주 구입한다는 답변도 30%로 비교적 높았다. 김장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힘들어서’와 ‘시간이 없어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장을 하는 주부들의 경우 김장 담그는 방식을 살펴보면 ‘절임배추 구입 후 양념 속만 직접 한다’ 51%, ‘절임배추와 양념 속을 모두 구입 한다’ 12%로 시판제품을 이용하는 주부들이 60%를 넘어서는 등 간편한 방법을 선호했다. 번거로운 절임 과정 생략(58%), 시간 절약(20%)을 위해 시판제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FNF 종가집 관계자는 “가격변동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이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며 “김치 구입단위도 소포장으로 계속 줄어들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구입하는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배춧값 영향에 포장김치 신규 고객 늘어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 기준 지난 7월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5% 늘었다. 8월은 23.6%, 배추 가격 인상이 절정에 달했던 9월에는 30%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1371억 원 규모였던 포장김치 매출은 올해 8월 말 기준(994억 원)으로 이미 1천억 원에 다가섰다.
A업체 관계자는 “전반적인 수요상승이라기보다 폭염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포장김치 원가가 오른 만큼 판매가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겨울에도 배추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련 기관의 발표 등을 미뤄볼 때 손익 개선이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배추 가격 상승이 포장김치에 대한 신규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B업체 관계자는 “배추 가격이 내려가면 김장을 직접 담그는 소비자가 늘기 때문에 포장김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직접 담그는 김치의 양이 점점 적어지고 있고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포장김치를 한 번 접한 소비자들의 재구매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