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우동집 주인장의 행복 찾기 비결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 식품외식경제l승인2016.11.11l9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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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

서울 강남구 반포동 후미진 뒷골목에는 ‘걍우동’이라는 간판이 걸린 작은 우동집이 있다. 걍우동 주인장은 50대 강보승 대표.

그는 9년 동안 반포동 뒷골목 빨간 푸드트럭에서 우동을 판매해오다 지난해 기나긴 노점생활을 접었다. 단속의 손길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아서였다. 그 후 오픈한 매장이 바로 5평 남짓한 크기의 걍우동이다. 강 대표에게 이 미니 우동집은 행복 그 자체다. 이 작은 가게로 불황을 이길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강 대표가 빨간 푸드트럭을 운영한 건 서울 논현동 먹자골목 안에서다. 나름 강남 일대에서는 유명했다. 논현동에서 거하게 술 한 잔 걸친 고객들은 걍우동 트럭에 들러 입가심으로 우동 국물과 야끼우동을 들이키곤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리를 지키는 ‘빨간 트럭 우동 아저씨’로 불리며 단골손님도 많았다.

강 대표는 지난해 푸드트럭을 접고 건너편 반포동 뒷골목에 미니우동가게를 열었다. 푸드트럭이 합법화가 됐지만 이동식 음식점으로 장기간 영업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과감히 매장을 냈다. 비록 5평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우동집이지만 걍우동에는 사람들의 발길로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걍우동의 대표메뉴는 걍우동이고 가격은 4천 원이다. 김치어묵우동과 유부우동은 각각 5천 원이다. 사이드메뉴로 판매하는 닭꼬치는 2천 원으로 80% 이상이 주문하는 시그니처다. 우동 스푼과 젓가락이 단정하게 정리돼 있다. 작은 가게지만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다.

주방안쪽은 우동 육수 냄비와 우동면기가 주방벽면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혼자 운영하는 매장인만큼 조리 순서대로 집기를 세팅해 놓았다. 경영주 혼자 운영하는 공간일수록 오퍼레이션이 단순해야 한다. 저가형 매장에서는 그래야 회전율로 매출을 높일 수 있다.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다. 기본 우동 한 그릇에 2천 원 짜리 닭꼬치를 하나 주문했다. 저녁 시간에는 닭꼬치에 생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가격은 분식점 닭꼬치 만큼 저렴하지만 맛은 일품이다. 일본 오사카 본토의 닭꼬치 맛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완성도 높은 사이드메뉴 구성이 훌륭하다. 주문할 수밖에 없도록 맛과 가격면에서 만족도를 높였다.

강 대표는 닭꼬치를 매출보다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객단가를 높이는 효자메뉴로 등극했다. 그릴 위에서 맛있게 구워지고 있는 닭꼬치의 냄새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작은 우동집에서 지글지글 굽는 소리에 고소한 냄새까지 진동하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궁금해서 한 번쯤 들릴 법하다.

그러고 보면 우동이라는 음식도 종류가 참 다양하다. 기차역에서 파는 각기우동부터 고춧가루 훌훌 뿌려먹는 포장마차 우동, 일본식 수타우동, 삿뽀로우동 등등.

걍우동은 이중 어떠한 우동에도 속하지 않는 듯하다. 걍우동만의 독특한 컬러를 갖고 있다. 얼핏 평범한 포장마차 우동 같은데 먹다보면 국물은 일반 우동 국물과 달리 끈끈하고 면발은 가격대비 상당히 쫄깃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미료만 잔뜩 들어간 싸구려 우동이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는 식사로도 괜찮다. 우동 한 젓가락에 닭꼬치 한 조각 입에 넣어 꼭꼭 씹고 있으니 맥주가 절로 생각난다.

노점 생활을 접고 미니 우동집을 오픈한 지 1년째. 강 대표의 우동 인생 제2막을 여는 듯하다.

강 대표는 “노점을 운영하다보면 좋은 가게 자리가 보일 때가 있다. 지금 이 자리도 원래는 치킨전문점이었는데 아담하고 조용한 게 마음에 들어 인수했다. 푸드트럭을 운영할 때도 행복했지만 이렇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니 그 행복은 두 배가 됐다”고 말한다.

푸드트럭에서 로드숍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월세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는 “장사가 너무 잘돼서 3일만 영업해도 한 달 월세를 번다”며 웃었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 없는 외식업소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걍우동은 작지만 내실 있는 알토란 매장이다. 지속되는 불황기에 훌륭한 창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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