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사회다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사회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11.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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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훈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경영국장 행정학박사
▲ 신훈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경영국장 행정학박사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입수’ 보도(10월 24일) 이후 우리나라는 ‘샤머니즘 스캔들’, 혹은 ‘혜실 게이트’에 휩싸였다. 그야말로 온 국민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는 언론의 취재 열기에 살과 마음이 델 정도다. 사인(私人)에 의한 사기(邪氣)의 국정농단은 광화문에 분노의 ‘공론의 장’을 열었다. 

독일 출신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말처럼 시민들은 자신의 위대성과 탁월함을 맘껏 드러냈다. 대통령 연설문 유출 등 최순실의 국정개입 특보들이 매체의 화면을 언제까지 지배할 것인지는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지난 10월의 마지막 밤 KBS, MBC, SBS 공중파 방송은 20여 개의 뉴스 꼭지 중 85%(17개)를 할애했다. 심지어 TV조선과 채널A 등 종편도 40여 개 꼭지 중 100%를 ‘최순실 사건’으로 가득 채웠다(JTBC는 95.7%).

지난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이래 시민운동은 합법화와 대중화를 획득했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들어 무력증에 빠졌다. 어찌 보면 최순실은 망망대해의 섬과 같은 시민의 소외감을 관심과 참여로 치환시킨 공로자다. 혹자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국민의 상실감 기저에는 경제 침체가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사회다. 그간 우리는 사회문제에 대해 열린 토론과 진지한 성찰을 해보지 못했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견고한 틀에 갇혀 권위주의, 권력, 문화, 환경, 언론, 자본주의, 종교, 갈등, 공동체, 이데올로기, 계급, 도덕과 윤리 등에 관해 외면한 것이 공정하지 못한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었다.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가 지도자의 부패를 불렀고, 부패는 ‘신뢰의 위기’로 치달았다.

신뢰의 문제는 경제 위기보다 심각한 문제다. 경제가 먹고 사는 것의 단순한 문제라면, 현상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할 과제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바람직한 상호주의가 어떤 것인지는 대한민국이 새롭게 그려내야 할 이념이다.

미국 사회의 흐름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1992년 빌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아메리카니즘’ 주창은 사회신뢰 위기에 대한 반전의 승리를 가져다 줬다.

1964년 미국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건설’과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위대한 미국 건설’은 우리에게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의 당위성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 시민사회의 한 축을 이루는 300만 식품외식산업인은 깨어있는 국민으로서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주체 중의 하나로 우뚝 서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은 3당을 찾는다. 우스갯소리로 3당은 경로당, 서당, 식당을 말한다. 골목마다에 자리 잡고 있는 식당을 돌아다니는 것은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운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의 계절, 귀한 대접을 받는 식당은 선거철이 끝나면 다시 아웃사이더의 대명사가 된다. 왜 그럴까. 이는 식당(食堂)이 식당(識黨)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식산업인은 단순히 물리적 식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시대 의제를 선도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지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 지도자들의 ‘말만 하고 지키지 않는 것’과 ‘말 바꾸기’를 철저히 감시하고, 이를 시민사회 공동체와 협력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위대한 시민사회,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은 사회문제 해결에서 이뤄진다. 사회모순의 치유와 휴머니즘적 신뢰가 정책과 경제에 녹아들 때 국가가 바로설 수 있다. “바보야! 문제는 사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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