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외식은 울고 식품·유통은 웃었다
‘김영란법’… 외식은 울고 식품·유통은 웃었다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11.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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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신선식품 등 매출 증가… 직장인 73.6%, 업무 관련 접대 감소

‘김영란법’ 시행 이후 업계의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외식업소를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도시락과 신선식품 등의 매출은 급증했다.

업계는 김영란법으로 인해 가정에서 간편식으로 식사를 하거나 직접 만들어 먹을 식재료를 구입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HMR과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업체들과 이를 판매하는 유통업계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반사이익’ 

이마트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지난달 초까지 신선식품과 HMR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3.9%, 10.1%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선식품 중 축산육류 매출이 37.1%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 및 과일 매출도 각각 25.6%, 23.2%가 늘었고, 가정에서 즐기는 과자와 맥주의 매출도 각각 14.5%, 15.8%가 뛰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1일부터 6일까지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 매출이 16.0%, 7.6% 올랐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고 저녁을 먹는 기회가 늘면서 신석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함께 편의점업계도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 도시락과 안주류의 매출 급증이 눈길을 끈다.

CU는 냉장 안주류 매출이 법 시행 전과 비교해 2배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편의점업계는 외부에서의 저녁 술자리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관련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CU는 지난 9월 28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냉장 안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87.1% 늘었다. 해당 기간 직전까지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38.1%였다.

술 매출도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종류별 매출 증가율은 각각 맥주 20.4%, 소주 20.8%였다. 점심시간에 주로 판매되던 도시락이 저녁에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면서 전달 196.1%였던 매출 신장률은 243.3%까지 올라갔다. CU 측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장 큰 매출 증가폭이다.

GS25도 같은 기간 냉장 안주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6.9%에서 올해 92.4%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맥주 매출 증가율도 전년 21.4% 대비 38.7%로 약 2배가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도시락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매출 50.7%에서 올해 173.8%로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냉장 안주류 매출이 41.7%, 맥주 매출은 21.2% 증가했다.

업계, 맞춤 메뉴 개발해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인해 기관, 기업별 비즈니스 접대 금지 방침과 되도록 식사 약속을 잡지 말자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실제로 동료나 가족과의 식사가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식사 접대 횟수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의 업무와 식사 접대 실태’에 대해 직장인 3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3.6%가 업무 관련 식사 접대 빈도수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법 시행 이후 접대 비용은 5만 원 이상이 8.2%, 3만~5만 원 미만이 16.7%로 나타나 3만 원 이상 접대가 24.9%로 크게 줄었다. 반면 응답자의 64.5%는 식사 접대비용이 3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식사 접대가 전혀 없었다는 응답도 10.6%에 달했다.

반면 직장 동료와 가족과의 식사는 증가했다. 직장이나 직장 주변에서 식사를 한다는 응답은 34.4%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 내 식사를 한다는 응답도 21.7%나 됐다. 가족과 외식을 한다는 비율도 15.6%로 집계됐다.

법 시행 이후 식사나 간식용으로 지출이 늘어난 식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19.3%가 간편대용식과 즉석식품을 꼽았다. 이어 빵·떡·과자류가 17.3%, 과일·견과류가 15.8%로 나타났다. 주류에 대한 지출이 늘었다는 응답도 8.9%로 가정 내 음주 횟수가 늘어났음을 보여줬다.

이용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식사 접대 수요는 위축됐지만 가족단위 외식이나 간편식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외식업계는 가족 대상 메뉴 개발, 식품업계는 간편식·즉석식품 등에 대한 전략 수립 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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