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식품업계의 외도, ‘화장품’이 불황 탈출 해법 될까?
[취재후기] 식품업계의 외도, ‘화장품’이 불황 탈출 해법 될까?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11.18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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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의 뷰티시장 진출이 늘고 있다.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기존 뷰티사업을 확대하는 등 ‘본격화’ 움직임이 눈에 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새 브랜드 ‘엔 그리디언트(N’gredient)‘를 선보이며 천연 소재와 발효·효소 기술을 바탕으로 화장품 원료 사업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는 캡슐 약 제품을 생산했던 이너뷰티에서 화장품의 기초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원료시장에 뛰어들며 뷰티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식품사업을 통해 검증된 발효·효소 기술과 친환경 방식의 정제 기술, 소재결합 기술 등을 통해 세계 기초원료 시장점유율을 차츰 늘려가겠다는 청사진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9월 화장품 관련 계열사 KGC라이프앤진을 인수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화장품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풀무원은 자회사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스킨케어 브랜드 ‘이씰린’을, 삼양사는 ‘어바웃미’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5곳의 오프라인 매장(면세점 제외)을 운영하고 있다.  

빙그레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과 함께 PB제품 ‘바나나맛·딸기맛우유’ 보디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보디워시, 보디로션, 핸드크림, 립밤, 실속세트 등 11종으로 바나나맛우유 모양을 그대로 본뜬 패키지로 판매된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의 상표권과 항아리 모양의 용기 디자인을 제공하고 한국콜마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 올리브영이 유통과 마케팅을 맡는 구조다. 빙그레가 화장품사업을 직접 진행한다기보다 바나나맛우유의 라이선스 사업 방식으로 참여했다.

식품기업들에게 화장품은 비교적 리스크가 적고 성공이 보장되는 아이템이라는 평가다. 최근 중국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화장품의 사업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트렌드가 빠르고 까다로운 식품보다 히트상품을 배출하기 쉬운 구조라는 점에서 화장품사업의 매력이 크다는 것.

또한 마케팅 역량과 친숙한 기업 이미지, 탄탄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식품업체에게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소비심리가 줄면서 히트 상품을 배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화장품은 OEM제조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아이디어와 마케팅이 뒷받침된다면 어렵지 않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의 화장품사업 진출은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95%가 화장품을 구매할 정도로 소비 규모가 큰 편이다. 한 면세점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 대상 쇼핑 선호 조사 결과 화장품이 1위에 올랐다.

소비 심리 위축과 출산율 저하에 따른 주소비층 감소 등으로 식품업계의 부진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과, 유제품, 빙과 등 굵직한 사업들이 역신장이라는 늪에 빠져 좀처럼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한때 식품과 연관이 있는 외식사업과 해외 수출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식품업계가 새롭게 선택한 아이템은 화장품이 됐다. 화장품은 과연 식품업계의 불황을 이겨낼 해법이 될까? 한 광고의 카피가 현재 식품업계를 대변하는 듯하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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