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융합의 정수는 한식이다
[전문가칼럼] 융합의 정수는 한식이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11.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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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장류기술연구회 회장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모든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즉 기존의 모든 기술과 기법, 산업과 산업,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그리고 학문 간 서로 연계하거나 융·복합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시너지 효과와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컴퓨터공학을 기초로 한 IT가 필수이며 최첨단 과학기술인 BT, NT, CT, AT 등 각 분야의 앞선 기술들이 서로 연계·융합하고 있다.

기존 3차 산업혁명은 정보에 기반을 둬 존재하는 것의 연결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3차를 뛰어넘어 무형의 기술이 연결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위 곳곳에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전기, 전자, IT 그리고 모든 제어기술이 총망라되고 있으며 농업분야에서도 BT, IT, N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팜이 낯설지 않은 개념이 됐다. 토양 없이 양액으로 증식하는 세포 배양의 경우 산삼 등 여러 식물이나 심지어 동물 세포까지 생산할 수 있어 곳곳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스마트 홈, 즉 모든 가정 내 가전기구나 기계들이 전자통신으로 관리돼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의지대로 제어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모든 정보통신기술들이 서로 연결돼 새로운 영역을 구축,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사고 능력까지 넘보고 있다. 로봇은 각종 제조공장에서 인력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이요 주방에서 조리사를 대신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데 관여하는가 하면 사람들이 싫어하는 설거지까지 척척 해내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기존의 기술을 연결시키고 통합하고 융합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이 함께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 한식과 닮지 않았는가? 한식은 각양각색의 농축수산물 원료를 다양하게 이용하면서 각각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고 돋우면서 이들을 서로 연결시켜 혼합·융합해 최종적으로 음식을 만든다.

이 음식은 인간에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면서 맛이라는 오묘한 감각을 선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료의 종류와 처리방법 그리고 혼합과정, 열처리 등 조리과정을 거치면서 실로 많은 요소들이 융·복합돼 최종제품, 즉 음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양한 조합과 변화, 처리에 의해 기존의 원료와 다른 새로움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재료와는 크게 다른 최종제품, 많은 요소가 관여해 완성된 제품, 즉 목적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4차 산업의 융·복합 기술을 적용한 결과와 비슷하다.

비빔밥을 보자. 주재료는 밥이나 여기에 고추장을 비롯한 적어도 20~30가지 부재료가 혼합된다. 이들 혼합재료를 비비는 과정에서 새로운 작품이 창조된다. 넣는 재료나 양념의 종류, 그리고 비비는 정도에 따라서 맛과 향이 달라지는 오묘한 과정을 거친다. 실로 많은 요소들이 복합된 작품이 아니겠는가?

한식의 한상차림은 혼합과 융합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채소중심 식단에 육류와 해산물이 들어가고 각종 발효식품이 풍미를 돋우며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그 조합은 다양해진다.

이런 다양성과 식물성 채소를 중심으로 한 식재료의 조합 때문에 우리 한식이 전 세계에 건강 식단이라고 알려진 지중해 음식보다 더 우수하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이다. 그렇다. 단품의 서양식보다 다양성면에서 월등한 차별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합에 의한 완전 영양공급은 우리 한식이 훨씬 폭넓은 장점을 갖고 있다.

조합과 융합의 기법을 일찍이 도입한 한식의 우수성을 우리끼리의 대화로 세계에 알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한식을 중심으로 한 인체 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이 결과를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 사업은 시간과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함으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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