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치킨 브랜드 저가 공세 ‘치킨게임’
중소 치킨 브랜드 저가 공세 ‘치킨게임’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11.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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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내리고, 다양한 세트 메뉴로 소비자 공략

중소 치킨 업계 저가·세트 메뉴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가격을 낮춘 제품과 세트 메뉴를 잇따라 내놓으며 불경기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업체 롯데마트는 1인가구에 맞춘 초저가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식재비, 임대료 등이 크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저가 경쟁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븐마루치킨 1만3900원 신메뉴

㈜오엠푸드 치킨 브랜드 ‘오븐마루치킨’은 지난 9일 2016년 하반기 신제품으로 ‘Jack’s chicken(잭슨치킨)’을 출시했다. 잭슨치킨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낮춘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아메리칸 잭다니엘 소스’를 사용해 이국적인 맛을 냈다. 출시 전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샐러드와 감자까지 곁들여 제공하며 가격은 1만3900원이다. 더 많은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가격은 낮춘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 오엠푸드 관계자는 “오븐마루치킨의 건강함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 제공’의 저가 콘셉트 브랜드인 치킨파티는 지난달 두 마리 가격에 4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4계절 치킨’을 내놨다. 후라이드·양념치킨에 깐풍치킨과 눈송이 치즈치킨의 4가지 메뉴를 한 팩에 모두 담고 있는데 가격은 2만3천 원으로 저렴하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 제공 콘셉트는 브랜드 인지도 낮은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매출을 높이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중소 브랜드 ‘티바두마리치킨’은 후라이드 두 마리를 한 세트로 2만 원에 판매하고 있고 ‘듀오치킨’도 후라이드·양념 등을 묶어 1만6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맛 한 곳에… 세트 메뉴 활발

하림그룹이 운영하는 디디치킨은 세트 메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세 가지 맛을 하나로 묶은 메뉴로 마리수보다는 중량 기준으로 판매한다.

중량 기준으로는 1~1.5㎏(1마리~1마리 반)으로 홈세트(후라이드+양념+간장)는 약 2만 원, 최근 출시한 이탈리안 세트는 2만2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 마리 가격 두 마리 치킨 콘셉트 보다는 수익성이 좋다는 평이다.

디디치킨 관계자는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맛의 치킨을 즐길 수 있다”며 “최근 세트 메뉴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두 마리 콘셉트는 저가 브랜드 호식이두마리치킨이 주도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지난 1999년 가맹사업을 시작해 올 8월, 17년 만에 매장 1천개를 넘어섰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한다는 가성비 높은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2013년 11월 700호점, 2014년 10월 800호점, 지난해 10월 900호점을 열었다. 대구에서 시작, 사업을 확대해 올 봄 서울 강남에 사옥을 구입해 이전했다.

“무리한 가격인하, 지속 가능 어려워”

롯데마트도 지난 14일 중량이 적은 1인용 치킨 ‘혼닭(혼자 먹는 닭)’을 출시하며 저가 치킨시장에 뛰어들었다. 혼닭 중량은 약 700g(8호)으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10호(900g)보다 200g 정도 적다. 양이 적기 때문에 혼자 먹기에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혼닭은 반죽을 묽게 해 튀김옷을 얇게 입혀 예전 옛날 통닭의 바삭한 식감을 살렸고 칼로리 부담도 줄였다. 가격은 5900원으로 중량이 적은 점을 감안해도 기존 치킨보다 크게 저렴하다.

하지만 저가 콘셉트 매장이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아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식재를 쓸 수밖에 없어 고객 클레임에도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객은 배달치킨이 브랜드 콘셉트와 상관없이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렴한 식재를 사용하는 브랜드는 품질이 떨어지거나 서비스가 부실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 저가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던 Y브랜드와 T브랜드가 최근 급격한 매출 하락세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성비로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품질이 받쳐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저가 브랜드 매장의 폐점율도 증가 추세로 알려졌다.

가격만으로 경쟁하다보면 낮은 수익률로 고전하기 쉽다. 그래서 테이크아웃과 배달시장을 명확히 구분해 주는 게 좋다. 한 중견 브랜드는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와 배달 메뉴를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를 만들어 저렴한 가격으로 똑같은 품질의 치킨을 먹을 수 있게 하고 있다”며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기보다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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