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자들이 ‘로이호’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패밀리 레스토랑 ‘로열 호스트’가 내년 1월까지 24시간 영업을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고 현지 매체 ITmedia 비즈니스가 보도했다. 로열 호스트는 이같은 영업시간 단축에다 정기휴일 도입까지 검토 중이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지난 19일 외식업계의 24시간 영업 폐지가 최신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영업시간 단축은 심야 고객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다 아르바이트 사원 등 일손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ITmedia 비즈니스는 로열 호스트의 24시간 영업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확대와 축소를 거듭해 왔다면서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79년 제2차 오일쇼크 당시 석유소비 7% 절약 정책을 수립하고 로열 호스트 등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의 심야영업 자제를 당부했다.
당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는 에너지 절약보다 시장경쟁 논리를 내세우며 정부의 당부를 일축했다. 하지만 10년 후인 1990년 8월 로열 호스트는 약 260여 개의 직영 점포 중 40%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24시간 영업을 중단했고 새벽 2시까지 영업하던 점포도 밤 11시까지로 단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24시간 영업 점포는 전체 23.7% 수준까지 줄어든다.
오일쇼크라는 위기에도 승승장구했던 로열 호스트가 24시간 영업 비중을 줄인 이유는 지점장과 주방장, 홀 서비스 직원 등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로열 호스트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바탕으로 점심 영업의 비중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뒤 ‘버블경제 붕괴’에 따른 경기침체가 완화되면서 외식업계는 다시 영업시간을 연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1992년 7, 8월 두 달 동안 기간 한정으로 44개 점포의 영업시간을 평균 2~3시간 연장한 결과 절반 정도의 점포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후 로열 호스트는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2008년 점포 당 매출이 1996년 대비 60% 수준으로 감소했고 사업철수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부활의 조짐은 2012년 야자키 세이지 대표 취임 후 점포 늘리기 대신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면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6년만에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던 중 지난해 말 혼자 심야영업에 나섰던 지점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변화가 요구됐고 결국 24시간 영업 중단이라는 특단의 결정이 내려졌다고 ITmedia 비즈니스는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