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 줄도산과 ‘하인리히 법칙’
영세 자영업 줄도산과 ‘하인리히 법칙’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11.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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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은 이제 낯선 말이 아니다. 하인리히 법칙은 산업재해 사례 분석을 통해 대형사고가 터지기 전 이와 관련된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이론이다.

산업재해로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 300명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교수는 “2019년 한국에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을 90% 이상이라고 전제한 뒤 2016~2017년 위기의 조짐이 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그의 저서 ‘2030 대담한 도전’을 통해 말했다. 하인리히 법칙과 최 교수의 미래전망에 비춰보지 않아도 최근 국내 정치·경제의 흐름을 보면 제2의 외환위기, 혹은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국내·외 언론과 경제연구원 역시 지금의 정치·경제 상황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너무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6분기째 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를 대표했던 산업의 동력이 급속하게 식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대로 우리 경제가 무너져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게 된다.

이와 함께 최순실 사태 이후 혼돈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정치는 우리 경제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19년 이전에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갖게 된다. 

생계형 자영업자 몰락의 불길한 신호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7 경제전망’에서 “식품·외식업계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위축과 청탁금지법 후폭풍으로 산업화 이후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9월 일반음식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85.2로 지난 2011년 9월(8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평균을 100으로 가정하고 이보다 높으면 생산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뜻이며 이보다 낮으면 부진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과 경제전문가들의 지적대로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의 식품·외식업체들이 역사상 최악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청탁금지법 시행과 최순실 사태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더 큰 폭으로 추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생계형 소규모 업체들의 경영악화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외식업체 중 30평 이하의 점포가 70%를 육박할 정도로 많은 영세 외식업체들이 견뎌내기에는 지금의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은 너무나 높은 벽일 수밖에 없다. 생계형 점포의 몰락은 불 보듯 뻔하고 이는 곧 자영업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가계부채 폭발 도화선 될 창업자금 대출

최근 조선·해운, 철강 등 대기업의 경영악화에 따른 퇴직자 급증도 우리 사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쏟아져 나온 퇴직자로 인해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없는 우리 사회 여건상 자영업자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도 자영업자 수가 임계점을 넘어선 데다 경기악화로 폐업하는 점포들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신규 자영업자가 더 증가한다면 이로 인한 후유증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크게 우려된다.

국내 자영업자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질적인 면에서 매우 취약하다. 전체 자영업자 중 절반이 넘는 51.2%가 은퇴 연령층인 50대 이상이다. 자영업자들의 생존율은 처참하다. 10년 생존율이 17.4%로 10명이 창업하면 8명 이상이 실패하는 구조다.

더 심각한 사실은 자영업 창업자들 대다수가 창업자금을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대부분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자영업자 대출은 253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29조7천억 원)에 비해 은행권에서만 24조 원이 넘게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폭탄이라 할 수 있다.

13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폭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국내 경기가 갈수록 위축돼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창업자의 급증만이라도 막아야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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