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장 비상구 연다… ‘창고형 카페’ 잇따라 오픈

신지훈 기자l승인2016.12.02l수정2016.12.02 18:02l9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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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선택부터 직접 볶고 갈고 추출까지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맞는 체험형 복합매장 ‘눈길’

‘창고형 카폐’, ‘창고형 커피백화점’, ‘창고형 커피박물관’ 등 커피업계에 창고형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창고를 콘셉트로 내세운 이들 커피특화매장은 물건을 저장하는 용도로만 쓰이는 창고의 심플함을 기본 인테리어로 커피와 관련된 다수의 제품을 비치, 커피를 더 깊게 알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창고형 매장은 유통업계를 위주로 확산된 업태다. 수도권 근교에 대규모 매장을 갖추고 수천가지에 이르는 품목을 단순화한 창고형 매장에 진열,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고 물건을 직접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매장 안내인원을 최소화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철저한 셀프서비스로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인기를 얻었다.

회원제인 코스트코를 비롯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의 빅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가구, 의류, 장난감, 외식업계에서는 일부 주점 브랜드가 창고형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탐앤탐스, ‘블랙 더 스토리지’ 오픈

커피업계의 창고형 매장은 ‘커피’라는 특수성에 기반하고 있다.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단순히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닌 생산된 원두를 볶고 갈고 내려서 맛보는 전 과정을 직접 해보길 원하는 고객이 늘었다. 이에 따라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졌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커피문화 체험을 위해서 창고형 매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NY커피아울렛’은 한 공간 안에서 1500여 가지의 커피 관련 물품을 20%에서 최대 80%까지 할인한 가격으로 비교,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커피전문유통매장이다. 지난 4월 총 대지면적 9256㎡(약 2800평)에 지상 2층 2644㎡(약 800평)의 규모로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에 문을 열었다.

고객이 로스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바리스타와 함께 새로운 커피의 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다. 유럽식 프리미엄커피아울렛과 R&D실, 교육장, 유럽식 카페와 야외테라스를 갖췄다.

창고형 커피백화점 ‘어라운지’는 전 세계 유명 스페셜티 커피와 핸드드립 추출기구,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 테이블웨어 등 5천여 종의 다양한 커피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 양평동 선유도 공원 인근에 위치한 400평 규모의 매장 1층에는 첨단 로스팅 설비를 들여놨다. 전문 로스터와 맞춤 상담을 통해 매일 갓 볶은 신선한 커피를 구입할 수 있다. 카페 점주를 위한 ‘독립카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3층에 마련된 세미나실에서는 레시피 공개 행사와 홈카페족 대상의 커피 교육을 모두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창고형 매장을 선보인 어라운지는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액 200% 증가라는 성과를 냈다. 가정용 핸드드립 용품 판매율만 57%가 늘었다.

탐앤탐스는 지난달 19일 경기도 남양주에 창고형카페 ‘탐앤탐스 블랙 더 스토리지(이하 더 스토리지)’를 오픈했다. ‘커피 애호가를 위한 놀이터’를 콘셉트로 한 더 스토리지는 100평 규모의 복층 공간에 1층은 커피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로, 2층은 커피 용품 및 커피 머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쇼룸으로 꾸몄다.

메뉴도 일반 매장과 달리 구성했다.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를 비롯해 핸드드립 커피와 파드 커피(POD coffee)를 맛볼 수 있다. 파드 커피는 천연 펄프 소재의 포장재에 한 잔 분량의 원두가 담긴 제품으로 국내에선 아직 낯선 커피다. 더 스토리지는 파드 커피 제작 과정과 추출 체험, 원두별 커피 시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커피 외에도 파스타, 피자, 프레즐 등 브런치 메뉴를 제공한다.

2층 쇼룸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제품을 배치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이탈리아의 ‘라피콜라(La Piccola)’ 파드 커피 전용 머신과 100% 핸드메이드로 생산한 스페인의 ‘아스카소(Ascaso)’ 커피 머신, 이탈리아 대표 로스팅 회사인 ‘루카페(Lucaffe)’의 원두와 파드 커피 등 정통 유럽식 커피를 대거 선보였다. 더 스토리지의 전문 바리스타가 고객과 함께 시향, 시음등을 진행한다.

김승희 탐앤탐스 마케팅기획팀 과장은 “소규모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B2B 고객부터 집에서 고급커피를 즐기고 싶어 하는 홈카페족까지 방문 고객층이 다양하다”며 “창고형 매장은 넓은 공간을 활용해 커피 시음, 커피 추출, 머신 작동 등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까지의 모든 과정 일체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창고형 카페 인기, 홈카페족(族) 증가 때문

서울카페쇼가 발표한 ‘대한민국 커피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1%에 달했다. 커피를 내려 마신 기간이 ‘3개월 이상~2년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40%로 가장 많았다. 소비 방식 부문에서도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8%로 ‘커피전문점에서 구입(4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집에서 커피를 소비하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창고형 복합매장을 보유하지 않은 커피전문점들도 이런 홈카페족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스페셜티 매장과 일반 매장 6곳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커피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강의에서는 미국 스페셜티협회의 인증을 받은 원두 감별사 등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과 추출법 등을 알려준다. 올해 수업에 참가한 인원은 620여 명이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전국 매장에서 분기마다 한 번씩 무료로 강의를 진행한다. 연간 수강 인원은 약 3만8천 명에 달한다. 서울 시내 7개 점포에서 ‘홈 바리스타 커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 폴바셋은 지난해 문을 연 한남커피스테이션점 3층에 커피클래스룸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안중혁 한국커피문화진흥원 원장은 “홈카페족의 증가에 따라 다양한 커피 관련 제품을 찾는 이들에게 창고형 카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5천여 종이 넘는 제품과 고객 체험 시설, 최신식 커피머신과 로스팅기기 등 높은 수준의 고객 눈높이에 맞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규모가 큰 매장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출 증대를 꾀하기 위해 새로운 트렌드로 창고형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기보다 홈카페 시장 성장에 따른 고객 니즈 충족 차원에서 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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