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공룡 ‘스타벅스’ 나홀로 잘 나가는 이유는?
커피 공룡 ‘스타벅스’ 나홀로 잘 나가는 이유는?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12.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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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원, 1천 개 매장 연내 돌파 전망, 커피 문화 선도기업 이미지 구축

매출 1조 원, 1천 개 매장 연내 돌파 전망
‘커피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이미지 구축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가 공격적인 출점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상권은 길 하나를 두고 2~3곳의 매장이 들어서는가 하면 이면도로의 B급상권에서도 이제 손쉽게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 자사 유통채널에서의 입점도 무조건적으로 늘리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산업의 성장세로 커피전문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장을 급격히 늘렸다.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로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들이 창?폐업을 반복하는 부침을 겪고 있는 현재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닫았다면 비싼 임대료를 요구하는 건물주 때문이지 장사가 되지 않아서는 결코 아니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다.

올해 영업이익 역대 최고치 전망

스타벅스는 전국 960개(2016년 12월 5일 기준)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스페셜티를 제공하는 리저브 매장은 56개로 프리미엄 커피 수요 증가에 따라 점차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연간 100개 이상 매장을 출점하면서 같은 해 477개, 2013년 599개, 2014년 740개, 지난해 850개 등 한 달 평균 10여 곳 매장의 문을 열었다. 내년 초쯤 1천호점 돌파가 점쳐진다.

연매출 1조 원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7153억 원, 영업이익은 6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0%, 99%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3분기 만에 지난해 471억 원을 훌쩍 넘어선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단순히 원두와 추출기구 강화를 통해 커피경험을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긴밀한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리저브 특화 매장의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고객과 바리스타 간의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교육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100% 직영 체제로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다른 커피전문점처럼 공정거래법상 거리 제한 규제(500m)를 받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직영 체제가 매장을 늘리는데 수월하게 작용했고, 신세계그룹의 자본력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직영점만 운영하고 있는 다른 커피 브랜드 커피빈과 폴바셋을 비교할 때 스타벅스의 성공을 앞서 두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커피빈의 현재 매장수는 200여 개, 매일유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폴바셋은 70여 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원부재료 자체 개발 ‘현지화’ 전략 주효

국내 커피전문점 담당자들은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은 따로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스타벅스가 길 건너 매장을 하나 더 내면 또 손님으로 가득 찬다. 그 옆에 매장을 하나 더 오픈해 그 지역에 스타벅스 매장이 세 곳이 되더라도 각 매장 모두가 고객들로 붐빌 것이라는 그들의 우스갯소리다.

A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커피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스타벅스를 벤치마킹 하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스타벅스가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의 커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측은 ‘현지화’를 꼽았다. 지역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지속 성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음료와 원부재료의 자체 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2007년부터 친환경 경기미를 이용한 가공 제품을 비롯해 국산 과일 주스, 국내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음료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국내 농가에게는 안정된 판로와 수익을 제공하고 국산 농산물의 상품가치를 높여 농가 소득 증대로도 연결되고 있다.

국내산 쌀로 만든 라이스 칩을 시작으로 배, 사과, 옥수수, 고구마, 감자 등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 ‘라이스바’, ‘우리나라 옥고감’, ‘단백질’, ‘한 입에 쏙 고구마’ 등 2009년부터 15종의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제주 유기녹차, 그린티 라떼, 국내 매향 딸기를 넣은 딸기 딜라이트 블렌디드, 고흥 유자를 함유한 유자 쉐이큰 티 피지오 등 지금까지 70여 종의 다양한 자체 개발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티전문 브랜드 티바나 론칭과 함께 국내 차 산업 발전과 동반성장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스타벅스의 음료와 푸드는 각각 전담 부서에서 개발하고 있다. 각 부서별 10명 이내로 조사, 기획, 연구개발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이 기획된다. 메뉴 개발 관련 부서 담당자에 대한 정보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다이어리, 우산, 텀블러 등 MD제품의 다양화도 스타벅스가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커피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충성 고객을 늘리는데 한몫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음료를 매개로 하는 집과 사무실을 떠난 ‘제3의 공간’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스타벅스는 지난 17년간 국내 고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면서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닌 인간적인 관계와 감성이 소통하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노력한 결과가 성장이라는 결실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렌오더, 드라이브 스루 매장 등 혁신

스타벅스의 혁신을 눈여겨 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도 ‘커피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선불식 충전 카드 ‘스타벅스 카드’ 론칭 이후 2011년 모바일 사이트 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 2012년에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로 확대, 주문과 결제를 간소화했다.

2014년에는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국내에서 고객의 이름을 종사자가 호명하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 앱을 통한 ‘나만의 음료’를 저장해 편리하게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혁신적인 스마트 주문 시스템 ‘사이렌 오더 서비스’는 한국적인 디지털 경험을 접목해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역수출까지 했다. 현재 사이렌 오더는 누적 이용횟수 1천만 건을 돌파했다. 스타벅스 측은 따로 회원수를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국내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매장은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자체 개발한 첨단 화상 주문 시스 템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대형화면으로 바리스타들과 대화를 나누며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2년 9월 경주보문로DT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총87개의 드라이브 매장을 두고 있다.

아시아시장 점령 나선 美스타벅스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지난 8일 5년 내 전 세계에 1만2천 개의 매장을 더 증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 중 5천 개는 중국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커피전문점 시장도 스타벅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점유율은 73.3%에 이를 만큼 ‘점령’ 상태로 다른 커피브랜드들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들도 2014년을 기점으로 중국 내 사업 확장을 활발히 진행하며 진출 초기 성과를 올리는 듯 했지만 2~3년 사이 실적 부진에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시장에서 특히 스타벅스의 커피 문화가 크게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라며 “스타벅스가 가장 먼저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들이 비슷하게 맞춰가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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