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몸집 키우고… 주점은 줄이고
커피전문점 몸집 키우고… 주점은 줄이고
  • 신지훈 기자,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12.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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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시장 기상도 변화… 술 줄이는 사회
▲ 커피전문점은 소비 증가에 따라 매장 규모를 키우고 있는 반면 주점 업계는 소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디야커피(왼쪽부터)와 커피마마, 봉구칩스 매장. 사진=이디야커피, 커피마마, 봉구비어 제공

소비 트렌드와 경기 상황에 따라 외식업체들이 매장 규모와 콘셉트에 변화를 주며 불황 극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장 규모가 성장세에 있는 커피전문점들은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반면 불경기와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류 외식업계는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커피전문점은 매장 규모 키우기

최근 테이크아웃 위주의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이 매장을 키우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커피 수준이 높아지면서 ‘저가커피’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객과 가맹점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일정 크기의 매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의 경우 최근 66~83㎡(약 20~25평) 규모의 매장 오픈이 늘었다. 이디야는 경쟁 커피전문점들이 대형매장을 통해 가맹사업을 전개한 것과 달리 중소규모 입점으로 매장을 늘려왔다. 그러나 사세 확장과 제품군 증가, 인테리어 개선 등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매장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호남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비교적 임대료가 낮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메뉴가 다양해지면서 매장 내 관련기기 배치도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 외에 홀에서도 메뉴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가맹점이 늘었다”며 “너무 작지도 가맹점주가 운영에 부담을 느낄만큼 크지도 않은 최적의 매장 크기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본사 입장에서 이같은 추세는 결국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저가 커피전문점 한계 봉착

26~33㎡(8평~10평) 규모로 저렴한 가격대의 커피를 제공하던 커피마마도 매장 크기를 늘리고 있다. 이제 99~132㎡(30~40평)대의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커피마마 관계자는 “중대형 매장 출점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은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소자본, 소규모 창업을 원하는 예비창업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정 규모가 있어야 매출 파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알고 문의를 한다”고 말했다.

커피마마는 최소 매장 규모를 8평으로 하고 있지만 최대 규모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매장 인테리어도 모던 그레이, 모던 오렌지, 내추럴 클래식, 멀티 스타일 등 4가지의 콘셉트로 가맹점주별, 크기별 맞춤 인테리어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 음료, 베이커리 외에 최근 아이스크림을 메뉴에 추가했다. 중대형 매장에 대한 고객과 가맹점주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와 MD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는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의 중·대형화는 한동안 붐을 이뤘던 저가커피 브랜드들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분에 1잔, 하루 700잔 이상은 팔아야 본전이라는 저가커피의 박리다매식 운영방식이 낮은 수익률로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소규모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창업을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료전문점의 비수기인 겨울이라 그런지 몰라도 작은 규모의 매장 창업 문의는 확실히 줄었다”며 “투자금이 더 들더라도 본사에서 공급하는 다양한 제품으로 비치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장 규모를 될 수 있으면 키우려고 하고 본사 측에서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감소 주점, 슬림화 추세

반면 소비 침체에 접어든 주점 업계는 소형화 트렌드에 주력하고 있다.
스몰비어 브랜드 ‘봉구비어’는 매장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봉구비어는 테이크아웃형 소점포 콘셉트로 맥주와 안주를 판매하는 캐주얼브랜드 ‘봉구칩스’를 선보였다. 신세계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신세계 센텀시티몰에 각각 지난 19일에 오픈했다. 봉구칩스는 소규모 커피 또는 주스전문점처럼 푸드트럭의 형태로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에 입점한다. 소비자가 맥주와 안주를 주변 테이블에서 가볍게 즐기거나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봉구칩스에서는 크림생맥주와 구아바맥주, 자몽맥주, 피치맥주, 청포도맥주 등의 과일맥주가 판매된다. 메뉴는 감자튀김을 비롯해 어니언치킨, 오꼬노미오징어 등 간편하게 즐기기 좋은 메뉴들로 구성했다. 봉구칩스는 최근 불경기와 주류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점 업계의 돌파구 마련에서 나왔다. 임대료와 운영비 등을 줄이기 위해 매장 규모를 줄인 것이다.

봉구비어 관계자는 “간단하게 커피나 주스를 마실 수 있는 곳은 많았지만 맥주 매장의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누구와 함께 맥주를 마셔도 어색하지 않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봉구칩스를 론칭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점 업계의 몸집 줄이기는 확산 추세다. 기존 매장 면적이 넓었던 브랜드는 소규모 콘셉트를 적용한 매장을 속속 준비하고 있다.

다이닝펍 트렌드를 이끌며 매장 규모가 넓은 편이었던 와라와라는 최근 소형 매장을 개발 중이다. 피쉬앤그릴과 치르치르, 뉴욕야시장 등을 운영하는 리치푸드도 기존 매장에 비해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소형 콘셉트 매장을 검토하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 전문펍인 와바는 이미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기존보다 덩치를 줄이고 운영비 절약도 가능한 매장을 선보였다.

리치푸드 관계자는 “최근 주류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소형화 매장이 필요하다”며 “면적과 창업 비용을 줄인 슬림화 된 매장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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