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단체급식 업계를 밀착 취재해온 본지로서는 학교급식 대란 등 최근 일련의 어려운 업계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이번 협회 통합이 업계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간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과연 제대로 한집살림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같은 업종을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너무도 생리적으로 다른, 특히 상대에 대한 신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정략적 결혼을 하듯 합치는 꼴이 왠지 불안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복지부로부터 허가를 받아내기는 했지만 과연 앞으로 7주 내에 법인설립 신고를 하고, 5개월 내에 통합법인의 창립대회를 치르고 공식 출범을 할 수 있을지 조차도 의문시 된다.
이 시점에서 급식업계에 통합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를 더욱 강하게 표시하는 것은 잔치 분위기에 재를 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하는지를 자각하라는 뜻이다. 만의 하나 우려처럼 어렵사리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놓고도 또다시 삐걱대면서 통합의 기회를 놓친다면 이제 급식업계의 대통합은 사실상 영원히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가볍게 생각지 말라는 의미다. 업체들은 통합이 무산되더라도 사업을 전개해나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들리는 바로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은근히 내심 통합이 안 되기를 바라는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급식업계가 이번 통합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업계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정부로부터의 신뢰, 소비자로부터의 신뢰 모두를 잃게 돼있고, 그러고 나면 급식업계가 설 자리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힘을 합해도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가기가 벅찬 상황에서 제발 더 이상 지리멸렬한 모습은 보이지 않기를 간곡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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