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기업’ 오명 이랜드… 알바비 84억 원 꿀꺽
‘악덕기업’ 오명 이랜드… 알바비 84억 원 꿀꺽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12.23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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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그룹이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임금 체불에 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왼쪽)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등의 외식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가 노동자 4만4360명의 임금 83여 억 원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자연별곡 매장 전경 사진=이랜드 제공

업계 “임원들의 추악한 운영방식”
이랜드 전 계열사 불매운동 확산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등의 외식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가 노동자 4만4360명의 임금 83억7200만 원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랜드는 공식사과를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양심 기업’이라는 오명과 함께 외식사업 브랜드 이외에 패션, 유통 등 이랜드 전 계열사의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사태는 점점 커지고 있다.

휴업·연차수당 미지급 등 법위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랜드 외식업체인 애슐리의 꺾기 및 연차수당 미지급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랜드 외식업체 전체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이랜드 외식매장 360여 개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 지난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벌인 1차 조사에서 휴업수당, 연차수당 미지급 등 법위반이 공통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10월 27일부터 12월 9일까지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주요 법 위반 내용을 살펴보면 △휴업수당 미지급 31억6900만 원 △연장수당 미지급 23억500만 원 △연차수당 미지급 20억6800만 원 △임금 미지급 4억2200만 원 △야간수당 미지급 4억800만 원 등이다. 임금 미지급에 이어 고용부 인가를 받지 않은 18세 미만 근로자에게 야간 근무를 시켰고 근로계약서 필수 기재 사항 누락과 휴식 시간을 주지 않은 것, 연소자 증명서 미비치 등도 어겼다. 고용노동부는 법인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검찰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현 이랜드파크 대표는 김현수, 김일규, 박형식 공동 대표이사 체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의 아르바이트 직원 임금 미지급 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직원들에게 좋은 근로 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는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랜드는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미지급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누락되는 직원이 없도록 피해 구제를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근로 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만연한 이랜드의 ‘불법’ 시스템

앞서 이랜드는 서울 구로구의 한 매장 점주가 15분 단위로 시간을 나누고 임금을 지불하는 임금꺾기와 더불어 연차휴가나 연차수당도 지급하지 않을 뿐더러 근로기준법조차 몰랐던 것이 밝혀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당시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해당 매장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일부 특정 매장의 문제”라고 일축, 사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노동부의 발표로 인해 모든 매장에서 만연해 있는 ‘불법’ 시스템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파크는 프랜차이즈 가맹시스템이 아닌 매장 전부를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번 문제는 전반적인 회사 시스템의 문제점과 임원들의 추악한 면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며 “업계를 선도하며 모범을 보여야할 대기업이 힘없는 알바생의 임금 83억 원을 떼먹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랜드파크의 영업 이익 총액은 2013년 190억 원, 2014년 100억 원, 2015년 -190억 원 등 3년간 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가 산정한 체불임금총액 83억 원을 빼면 이랜드파크가 3년간 벌어들인 실질적인 수입은 고작 17억 원에 불과하다. 1년으로 따지면 6억 원으로 중소규모의 기업들보다 못한 초라한 성적으로 도의적인 면뿐만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도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업계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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