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소비 주는데 대체 감미료도 지지부진
설탕 소비 주는데 대체 감미료도 지지부진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12.23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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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감미료 시장은 거북이 걸음… 업계 고민 깊어

웰빙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국내 설탕 시장이 자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제당 업체들은 대체 감미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 비싼 가격 등으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설탕 소비·가격 모두 내리막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9일 발표한 식품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설탕 시장(소매) 규모는 1664억 원으로 2014년의 2014억 원에 비해 17.3% 감소했다. 2013년(2310억 원)에 비해서는 28%나 감소해 불과 2년 만에 약 3분의 1이 날아갔다. 설탕 소비 감소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3분기 누적 매출 규모는 11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1348억 원) 줄어 3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설탕 종류별 판매 비중은 올 3분기 기준(누적) 일반설탕(93.9%)이 가장 높았고 이어 당류가공품(4.7%), 기타설탕(0.8%), 각설탕(0.5%) 순으로 나타났다. 또 설탕 소비가 감소하면서 종류에 상관없이 가격도 하락했다.

하얀설탕(1㎏) 가격은 2014년 1월 1855원에서 올 11월 1763원으로 5.0% 하락했고 같은 기간 3㎏ 하얀설탕은 6.4% 떨어졌다. 갈색설탕(1㎏)은 같은 기간 2230원에서 2176원으로 2.4% 하락, 3㎏ 갈색설탕은 7.9% 내렸다. 통계청 설탕 소비자물가지수도 100.9에서 99.7로 1.2% 줄었다.

B2B시장을 포함한 전체 판매액의 내림세도 확연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생산통계에 따르면 국내 설탕 판매액은 지난 2011년 1조83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판매액은 8644억 원으로 전년(9559억 원)에 비해 9.5% 감소했고 2014년에도 전년비 2.7% 줄었다.

aT 관계자는 “저당 추세가 지속되고 올리고당, 자일로스 설탕과 같이 설탕 대체 감미료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설탕 시장 규모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탕 소비 감소에는 정부 정책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1차 당류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당류 섭취 줄이기에 나섰다. 식약처는 국민의 당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보다는 적지만 증가추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10대와 20대 섭취량은 WHO 권고량을 넘어섰다며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내외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감미료 시장은 더디고… ‘속 타는’ CJ

설탕 소비 감소는 설탕 산업으로 그룹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 CJ제일제당에 제일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지난해 기준)은 CJ제일제당(3900억 원), 삼양사(2537억 원), 대한제당(2121억 원) 순으로 높다. 이 세 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설탕 수출액은 3864만 달러로 대한제당의 7604만 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이 설탕 내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설탕 소비가 줄어들자 제당 업체들은 대체 감미료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설탕보다 칼로리가 낮은 ‘알룰로스’를 활용한 저칼로리 액상당 ‘스위트리 알룰로스’와 ‘알룰로스 올리고당’을 출시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등 자연에 존재하는 희소당으로 지난해 CJ제일제당의 효소 기술로 대량생산이 시작된 감미료다. 설탕에 가까운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1g당 0~0.2㎉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2011년에는 흡수율을 줄인 기능성 설탕 ‘몸에 흡수를 줄인 자일로스 설탕’을 일찌감치 내놓았다.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사와 대상도 알룰로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올리고당 소매 제품 매출액을 231억 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는 216억 원을 기록했다. CJ 자일로스 설탕 매출액은 2013년 52억 원, 지난해 98억 원에 이어 올해 108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체 감미료 시장이 성장세라지만 확대성이 낮고 기존 설탕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 제품은 상용화 초기로 소비자 인지도가 낮을뿐더러 기존 설탕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비싸기 때문이다. CJ 자일로스 설탕(1㎏)은 3500원, ‘백설스위트리 알룰로스’(350g)는 4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하얀설탕(1㎏, 1790원)보다 2~3배 가량 비싸다.

실제 가격이 설탕보다 비싼 올리고당의 국내 시장 규모도 감소 추세에 있다. 올리고당의 지난해 판매 규모는 554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8.1% 줄었고 2013년(645억 원)에는 13.3%나 줄어들었다. 설탕 대체 식품이 기존 설탕을 대체하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B2C 시장 점유율을 올린다고 해도 B2C 시장 규모는 전체 설탕 시장의 10%가 되지 않는다. 90% 이상이 B2B 시장에서 사용된다. B2B 시장은 원가가 월등히 싼 기존 설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들이 대체 제품을 선택하는 대신 설탕 사용을 줄여갈 계획이어서 제당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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