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큰 성장세를 보인 PB제품이 식자재유통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수한 식자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납품해야 하는 기업들이 계약재배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PB제품의 종류를 확대하고 있는 것.
외식업체 납품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통해 일반 소비자 판매용으로도 PB제품을 활용하면서 B2B를 넘어선 새로운 수익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제품군 소비자 판매용 확대
국내 식자재유통 1위 기업인 CJ프레시웨이는 폭넓은 PB제품군을 자랑한다. 꽁치통조림 PB제품인 ‘제철에 잡아 싱싱하고 통통한 이츠웰 꽁치’와 당면 PB제품 ‘요리 속 면발의 비밀, 이츠웰 납작당면’, 최근에는 농심과 함께 면 PB제품 ‘사리면’을 출시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7월 ‘갓 씻은 자연 담은 쌀’(5kg, 20kg)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SJR 공법(Super Jiff Rice 공법: 맑은 물로 순간 세척한 후 깨끗한 바람으로 건조하는 공법)을 사용해 안전함을 더한 제품으로 김밥, 도시락전문점 등 외식기업과 대형마트를 통해 소비자에게도 판매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전북 익산시 농가와 손잡고 쌀 2275t을 계약 재배해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였다. 지난해 연말까지 약 380여t을 유통했고 올해 약 3500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웰스토리는 가공품 PB브랜드 ‘후레시스’와 농수축산 원물 PB브랜드 ‘자연플러스’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제품으로 ‘강황탕수육?과 중식 조리 시간을 줄여준 ?직화볶음춘장소스?가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PB브랜드 ‘요리앤좋을재’를 통해 육가공류, 국·탕류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고기산적, 한우 사골 농축액 등이 있다.
아워홈은 최근 PB 쌀 제품 ‘한국인의 밥심’을 내놨다. 한국인의 밥심은 경기도 파주에서 자란 참드림(경기5호) 품종의 벼만을 엄선해 최적의 벼 재배 조건을 갖춰 생산된다. 아워홈은 이번 PB 쌀제품 출시를 계기로 고객들에게 우수한 우리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농가의 판로 확대와 국산 쌀 소비 증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이밖에 PB 간편식 국·탕·찌개와 육가공 제품, 소스류를 대형마트에 선보이고 있다.
해외 선진국 PB제품 비중 40%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PB시장은 매년 몸집이 커지고 있다.
이마트에서 PB브랜드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 이마트 매출액의 약 20%에 해당한다. 이중 식품전문브랜드 피코크(Peacock)가 1750억 원, 노브랜드(Nobrand)가 1660억 원에 이른다. 각 브랜드가 취급하는 물품만 해도 약 1천여 종이 넘는다. 피코크의 경우 지난 2013년 매출액 240억 원에서 2014년 750억 원, 2015년 1340억 원, 지난해 1750억 원을 기록했다. 상품 종류도 매년 200종 이상 늘려 왔다.
이밖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PB제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PB제품 매출 비중은 각각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자재유통기업들도 PB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의 PB제품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만큼 국내 PB시장의 성장가능성이 크고, 식자재유통의 사업 특성상 PB제품 활용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 식자재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PB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비중이 작은 편”이라며 “외식 프랜차이즈 고객사에 납품할 수 있는 상품 위주로 PB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