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기 생존처방은 ‘혁신과 실행’

변화와 혁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공멸의 낭떠러지 이인우 기자l승인2016.12.30l9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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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체의 혁신은 서류와 구호에 머물러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국내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메뉴와 서비스, 공간의 변화를 당장 실행해야 한다.”

저성장의 틀에 갇히기 시작한 외식업계에서 터져 나오는 경고음이다. 일본에서 초저가 고급 프렌치로 20년의 불황을 헤쳐 나온 샤이제리아를 언급하는 목소리가 자주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일본과 판박이 같은 저성장기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 이미 겪어온 상황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만으로도 저성장기에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변화의 길을 앞두고 실행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금 당장 변화와 혁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공멸의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2015년 경제성장률 2.6%를 기록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기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성장 잠재율 하락 △청년실업 증가 △인구 고령화 △가계부채 증가 △초저금리 등 저성장기의 징표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징표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청탁금지법 등 3년 연속 이어진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잠재돼 온 구조적 문제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저성장기를 상징하는 ‘뉴노멀‘은 저성장, 저소득, 저수익률 등의 3저 현상을 나타낸다. 저소득과 저수익률은 투자를 위축시키고 저성장이 심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성장동력은 점차 약화되고 결국 반등의 조짐조차 찾지 못하는 L자형 장기침체가 이어지는 게 저성장기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세계 경제는 이같은 저성장기를 넘어 아예 예측이 불가능한 뉴 애브노멀 시대로 진입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세계 경제권이 하나로 묶이면서 동유럽에서 벌어진 돌발사태가 남아메리카에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시대다.

글로벌 경제가 지속적인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데다 빠른 산업구조 개편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인 중공업이 몰락하는데 아직 다른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식산업의 성장그래프도 꺾이고 있다. 외식산업은 2014년 기준 연 매출 84조 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사라졌다.

정부도 내년 경제성장률 3%대를 고수해 왔으나 지난 연말 결국 2%대 중반(2.6%)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민간 연구소에서는 국내외 부정적인 변수를 고려하면 2%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구제금융 신청 이듬해인 1998년 마이너스 성장(-5.5%)으로 추락했으나 이듬해 11.3%를 기록하면서 1년 만에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0.7%로 침체됐다가 2010년 6.5%로 반등했다. 불과 1년만에 고도성장으로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최근 2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치면서 반등의 조짐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통령 탄핵과 대선을 둘러싼 정국 불안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커져 경기가 더욱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금융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2%대 후반~3%대 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도 일본과 같은 저성장 기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내려앉을 경우 내수와 수출, 가계와 기업 경기가 함께 위축된다. 이렇게 되면 경제정책 또한 부양과 성장보다 축소와 균형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저성장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위기에 봉착한 정부는 경제구조개혁을 통한 부양책을 버리고 올해 단기 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올 1/4분기 안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맞먹는 20조 원 규모의 재정을 집중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추가경정예산을 조기집행한다는 복안도 내놓고 있다.

외식업계도 이미 저성장 흐름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벌어진 외식업계 매출 추락 당시 전문가들은 “2014년 초부터 외식업경기지수가 꺾이기 시작했다”며 “세월호는 이같은 흐름에 기름을 부었을 뿐 당초부터 불황이 닥쳤다고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외식업계는 매년 반복되는 악재에 눈이 팔려 전체적인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방안을 찾기보다 순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증요법에 급급했다. 장기적인 안목의 대응전략과 시장 맞춤형 전술 개발에 나서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기 소비절벽에 갇힌 외식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경쟁 외식업체가 아닌 자신의 매장을 꼭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방문동기를 자극할 만한 차별화된 이유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마케팅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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