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서비스 활성화… 외식업계는 남는 게 없다?

배달앱 업체 상종가, 외식산업 매출은 감소 이인우 기자l승인2017.01.10l9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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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푸드테크에 식품·외식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넓은 의미의 푸드테크는 ICT융합형 농법 등 식자재 생산단계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까지의 전과정에 적용된다. 이 가운데 외식업계와 직접적인 관련이 깊은 분야는 O2O 서비스의 대표격인 음식배달 어플리케이션(배달앱)이다. 외식산업과의 상생을 내세운 배달앱 시장은 단기간에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정작 외식시장은 불황에 내몰리며 크게 위축되고 있다. O2O 서비스와 외식산업의 상관관계를 살펴본다.

서울의 30대 직장인 김수진(가명) 씨는 지난 연말 금요일 저녁 동호회원들과 송년회를 마치고 스마트폰으로 부른 카카오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택시에서 낮 동안 비워둔 오피스텔의 보일러 온도를 높였고 다음날 주말 아침 배달앱으로 쌀국수를 시켜 과음으로 쓰린 속을 달랬다.

이날 오후 쇼핑을 위해 백화점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때 과거와 같이 무인 티켓 발권기를 거치지 않고 카메라가 김씨의 차량번호를 자동 인식했다. 쇼핑 후 주차요금 정산기에 차량번호 4자리만 입력한 뒤 신용카드로 정산을 끝내자 문제없이 나갈 수 있었다. 번거로운 주차권 등은 전혀 만질 필요가 없었다.

백화점에 입주한 패드스푸드점에서는 디지털키오스크로 햄버거와 스낵 등을 주문했고 입가심을 위해 커피숍을 찾기 전 미리 사이렌오더로 음료를 주문해 도착하자마자 바닐라 라떼를 받을 수 있었다.

쇼핑 후 친구들과 만난 김씨는 레스토랑 예약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인근 맛집에서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마쳤다. 일요일인 다음날 아침 오피스텔 문을 열자 하루 전 역시 어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신선한 빵이 도착해 있었다. 

국민 일상 대부분 O2O 서비스로 해결

김씨는 “지난 이틀간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스마트폰으로 진행했다”며 “사실 친구들과 약속이 없었더라면 쇼핑도 스마트폰으로 오픈마켓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사회적인 화제를 모았던 푸드테크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시민들의 일상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제 대부분의 생활은 O2O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O2O 서비스의 대표주자는 다름 아닌 외식분야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식신히어로, 철가방 등 배달앱이 배달음식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배달 뿐만 아니라 맛집 추천과 예약서비스,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한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진행하는 애플리케이션도 활발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밖에 기업의 식권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들 O2O 서비스 업체들 중 일부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담보로 국내외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적지 않은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다.

지난해 4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투자사 힐하우스 캐피탈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5천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7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앞서 2014년 말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 받기도 했다.

이는 지난 1990년대 벤처기업 붐이 일면서 쏟아졌던 수백억 원대의 앤젤 투자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외식업계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배달앱 업체가 소송에 나선 이유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200개 배달앱 이용 업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배달앱 광고비의 과다 요구(27.5%), 일방적인 정산절차(26.0%), 판매자에게 일방적 책임 전가(25.0%) 등 불공정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덕분에 동네 치킨집들이 올해 가장 많은 치킨을 판 10곳으로 꼽혔다며 중기중앙회를 허위사실 유포 및 영업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광고 상품 중 입찰 방식의 ‘슈퍼리스트’의 경우 전체 광고주 평균 월 30만 원 미만의 광고비로 1천만 원에 육박하는 매출 증대 효과를 보는 등 투자 대비 효과(ROI)가 30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슈퍼리스트 광고를 하지 않는 외식업체의 판매촉진 효과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외식업계에서는 외식업계와 IT산업의 접목으로 일부 O2O 서비스 업체들만 성장할 뿐 외식시장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외식업계는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올 1월까지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외식업체의 80% 이상이 매출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외식관련 O2O 서비스업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자가 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음식배달 관련 O2O 서비스업계는 전체 시장규모를 약 13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15% 정도만 O2O 영역에서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주장이다.

여기다 음식배달 외에 IT 기술 접목을 통한 신선식품 배송 시장의 규모도 약 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349억 원에 영업이익 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하반기 대비 43.1%나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2월 흑자로 돌아선 이래 연속으로 월 단위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총 거래액 역시 2조 원을 무난히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계 전체 이익은 없다’

이같은 O2O 서비스업계만의 성장이라는 주장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2월 소상공인 무료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에 참가한 업소들의 월 매출이 평균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교육에 1회 이상 참가한 1546명의 업주들은 전년 동기 대비 월 매출이 1.9배 증가했고, 이 중 5회 이상 꾸준히 교육에 참가한 업주들의 경우 월 매출이 전년대비 2.2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를 근거로 O2O 서비스와 외식업계의 동반성장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외식업계에서는 일부 측면만 부각시켜 전체적인 현상을 왜곡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지난 2014년부터 3개의 배달앱 업체와 제휴를 맺고 영업하는 서울의 한 외식 브랜드 가맹점주는 익명을 전제로 “배달앱은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계륵과 같은 존재”라며 “소비자들이 대부분 O2O 서비스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근 외식업체와의 경쟁은 전단지 홍보 당시와 다를 바 없고 따라서 매출이 오르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배달앱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고 상단에 노출시키기 위한 광고를 이용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또 배달 사원을 따로 둘 경우 인건비가 늘어나고 배달전문 푸드테크를 이용해도 추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 관계자는 “배달앱 이용 여부는 각 가맹점주가 선택할 사항”이라며 “하지만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급적 여러 배달앱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배달앱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외식업체는 시장상황에 따라 매출이 줄거나 잘 해야 본전이라는 얘기다.

외식업계 폐업률 감소 등 간접효과 기대

이에 대해 안병익 ㈜식신 대표는 “배달앱 등 외식관련 O2O 서비스는 단순한 배달뿐만 아니라 상권 및 시간대별 내점고객 분석 등을 통해 메뉴구성과 식자재 조달 등 체계적인 업소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높은 폐업률 등을 낮추는 순기능을 한다”고 했다.

O2O 서비스로 직접적인 매출 증가효과가 없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외식업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부가적인 효과일 뿐 외식 관련 O2O 서비스의 목적은 소비자 편의성 증대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맛집을 찾는 소비자에 대한 추천, 예약서비스와 배달 중개 서비스로 외식시장이 커질 수는 없다”며 “소비자가 보다 편하게 외식업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면서 과거에 없었던 신사업을 개척하는 게 외식 관련 O2O 서비스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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