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흐림·비…’ 외식업종별 2017년 기상전망

시장 변화 따라 일희일비, 업종 경계 허무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에 주목 이인우 기자l승인2017.01.10l9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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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아날로그 방식에 기반을 둔 일부 산업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산업인력도 갈수록 줄어들면서 일자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산업도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업종별 부침을 겪고 있다. 또 경기에 민감한 특성상 최근 외식업계는 IMF 구제금융 당시보다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외식산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에 힘이 실린다. 우리나라 외식산업은 매년 위기를 말해왔지만 긴 관점으로 볼 때 어느 산업분야보다 빠르게 성장해 왔다. 새해 외식업종별 전망을 알아보고 대응전략을 모색해 본다.

지난 2015년부터 우후죽순 늘어나던 무한리필 삼겹살집의 기세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대신 육전식당, 진저피그, 만덕식당 등 돼지고기 숙성육 전문점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과 2년여 만에 외식 트렌드가 바뀐 셈이다.

CJ푸드빌이 지난 2013년 계절밥상을 론칭하면서 외식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한식뷔페도 3년이 지나면서 더 이상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빠른 트렌드 변화는 외식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식업체들은 새로운 메뉴와 서비스 짜기에 골몰하고 거의 매일 신생 프랜차이즈가 ‘획기적인 아이템’을 들고 나온다.

이같은 현상은 한식과 중식, 양식, 패스트푸드 등 업종을 불문하고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 업계의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메이저 브랜드들도 2~3개월마다 한정 메뉴를 선보인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서비스도 차별화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는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맥도날드의 디지털키오스크 등 IT산업 관련 푸드테크 접목으로 전개된다. 이같은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O2O 시장의 확대도 가정에서 편안하게 외식메뉴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초점을 맞춘 외식업계의 서비스 전략에서 비롯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업종별 부침 사이클도 짧아졌다. 업종별 경기는 특히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좌우된다. 올해 어느 업종의 경영전망이 밝은지, 혹은 어두운지는 특히 외식업 진출을 계획하는 예비창업자들이 꼼꼼히 따져볼 문제다.

앞으로 수년간 전망이 밝지 않은 업종을 선택할 경우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반면 비교적 활성화된 업종은 험난한 외식시장 진입에 연착륙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외식업경기가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는 현재 업종별 전망은 더욱 중요하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업종별 경기현황은 주점업의 몰락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음주 수요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데다 회식문화도 바뀌고 있어 많은 주점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주점 브랜드 ‘와바’를 운영하던 인토외식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맥주 브랜드 ‘치어스’도 지난 12월 초 경영위기를 이유로 수원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점 브랜드의 경영악화는 직장 회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아예 혼자 간단하게 한 잔 하는 혼술족 증가 등 음주 패턴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디저트 업계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디저트는 최근 가치소비 추세에 따라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불황기 소비자들은 식사비를 줄이는 반면 디저트로 작은 사치를 누리는 경향을 보인다.

또 불황 초기 매운맛이 유행하다가 장기불황에 접어들면서 단맛 선호가 늘어나는 외식업계의 속성에 따라 더 각광받고 있다. 디저트 시장은 SPC의 파리바게뜨, CJ푸드빌 뚜레쥬르 등 제빵업체뿐만 아니라 특급호텔, 백화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등 고급 외식업체, 수제 디저트를 내놓은 소규모 전문업소 등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식품업계도 편의점에서 구입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디저트 상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말 론칭과 동시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대만 단수이 지역의 시장 명물인 일명 ‘대왕카스테라’도 디저트 인기에 맞물린 현상으로 해석된다. 

도시락도 혼밥 트렌드에 따라 성장하는 업종이다. 도시락 시장은 원조격인 한솥도시락에 이어 본아이에프가 본도시락으로 파고들면서 파이가 커지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즉석 조리에 가성비를 내세우는 반면 본도시락은 1만5천 원 이상의 프리미엄 도시락을 주력으로 한다.

도시락은 이들 전문업체 외에 각 편의점의 주력상품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외식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벌어지는 현상 중 하나로 꼽힌다. 도시락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외식업계의 앉아서 기다리는 마케팅에는 한계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 달리 저렴한 가격과 간편성을 내세운 분식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분식업종의 몰락은 늘어나지 않는 시장에 신규 브랜드가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죠스푸드의 바르다김선생으로 포문을 연 프리미엄김밥은 이후 유사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외식업종별 전망이 엇갈리면서 업계에서는 업종간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식에 중식이나 양식 요소를 끌어들이거나 중식에 이탈리안을 가미하는 크로스 오버 업종이 눈에 띈다. 또 외식 브랜드가 HMR 시장에 진출해 식품기업으로 자리 잡거나 유명 셰프를 내세운 식품업체들의 마케팅도 업종간 경계를 허무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결국 편의점의 고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지난해 히트상품 10권 안에 다수의 PB상품을 올려놓으면서 매출의 30% 이상을 올렸다. 업종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편의점 업계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에 쏠리고 있는 흐름을 외식업계로 돌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각 외식업종별로 지금까지 없었던 마케팅 수단을 찾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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