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삼겹살집에 노랑 수족관이 있다?
제주도 삼겹살집에 노랑 수족관이 있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1.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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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창업통 대표
▲ 김상훈 창업통 대표

요즘 삼겹살집이 참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삼겹살집을 검색하면 전국적으로 1만3천개 음식점이 노출된다. 서울 수도권에만도 5500개 삼겹살집이 영업 중이다. 삼겹살집은 대한민국 국민 고깃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기능성 삼겹살이 유행한 적이 있다. 오가피돼지나 녹차돼지가 그것이다. 수입육 시장이 존재하지만 삼겹살만큼은 국내산을 최고로 치고 그중에서도 제주도산 삼겹살전문점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젊은 대표와 식사약속을 했는데 은평구 역촌역 앞에서 보자고 전화가 왔다. 창업통의 사무실은 선릉역, 집도 수지에 있다. 그러나 굳이 서울 북쪽 끝 동네인 은평구 녹번동에서 보자고 하는데는 이는 이유가 있었다. 즐거운 맛집이 있다는 것이다.

그곳의 상호는 ‘제주도그릴’이다. 고깃집 상호에 ‘그릴’이라는 단어가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이곳은 청년 창업자 세 명이 운영하는 곳이다. 매장 앞에는 제주도 돼지를 상징하는 입체조형물이 고객들을 반갑게 맞고 있었지만 조형물이 조금은 투박해 디테일이 아쉬웠다. 점포 밖에는 참숯직화장치장이 눈에 띄었다. 제주도그릴의 경쟁력 중 하나는 참숯이라고 한다. 강원도에서 직송한 강원도산 참숯을 사용하고 있었다.

둘러보던 중 특이한 시설을 발견했다. 노랑 수족관이다. 제주도 고깃집이라고 했는데 웬 수족관일까? 수족관 안을 살폈다. 물고기가 아닌 전복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활전복이 있는 고깃집이다.

지인에 따르면 제주도그릴은 청년 창업자들의 음식점이다.
수색초등학교 동창생 세 명이 제주도가 좋아서 1년 반 동안 제주도에 살면서 제주도 콘셉트의 고깃집 창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허름한 드럼통숯불구이 콘셉트의 제주도그릴은 매장 안 풍경도 부담 없는 고깃집 그 자체다. 드럼통 숯불구이집의 중요한 포인트는 의자다. 나무 의자와 나무뚜껑을 덮은 페인트통 의자가 이색적이다. 딱딱하기는 해도 운치 있는 의자 모양새가 기성품 의자의 품격보다는 백배 좋게 느껴졌다.

최근 돼지고기시장에는 수입 갈매기살 업체들이 난립해 있지만 제주도그릴은 제주도산 갈매기살만 판매한다.
저가 무한리필 삼겹살 프랜차이즈도 많이 생겼지만 제주도그릴만큼의 운치는 없었다. 부담 없이 마지막에 덤으로 시킬 수 있는 6천 원짜리 껍데기와 제주도산 자연산 오분자기 뚝배기는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제주도그릴의 백미는 밖에서 봤던 노랑 수족관 속 활전복을 불판 위에서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복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삼겹살집참숯불 위에서 구워 먹는 전복구이야말로 압권이었다.

제주도그릴은 30대 청년창업자 장천웅 대표가 이끌고 있다. 처음에는 역촌동 뒷골목 33㎡(10평) 작은 매장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 점포는 그대로 운영 중이며, 역촌역 앞에 제주도그릴이라는 간판을 걸고 오픈한 것은 2013년이다. 점포 규모는 115㎡(35평).

그에게 주인장에게 고객을 줄 세우는 비결을 물었다. 역시 청년장사꾼답게 생기발랄한 서비스가 경쟁력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검은색 유니폼과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매장 안을 휘젓는 청년들의 서비스야말로 불황기 생동감을 선물하는 느낌이다. 점심 영업을 하지 않고도 줄 서는 고깃집의 또 다른 비결은 제주도 돼지고기와 해산물의 컨버전스를 이뤄낸 상품경쟁력으로 맛은 기본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제주도그릴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등록하고 기업형 비즈니스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제주도그릴의 이름값에 걸맞게 제주도에도 직영점을 오픈했다고 한다. 확실한 콘셉트를 통해 내가 좋아서 시작한 고깃집이 잘 되지 않을리 없다. 불판 위에는 멸치젓국과 함께 놓인 동그란 파인애플은 오겹살과 함께 먹으니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황홀한 맛을 느꼈던 것처럼 젊은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그들의 10년 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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