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틈새시장 도시락 전쟁
불황기 틈새시장 도시락 전쟁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7.01.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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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저가 도시락에서 프리미엄 도시락까지 ‘약진 앞으로’

길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소비절벽에 막혀 외식업계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시기에는 대중성이 높은 업종, 저렴하면서도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메뉴, 부담되지 않는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무엇 하나 잘 되는 곳이 없다고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전략을 내세워 시장 규모를 계속 키우고 있는 ‘도시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불황기 틈새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도시락전문점들은 올해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등 유통채널도 이른바 돈이 되는 도시락 제품군의 확장을 알리면서 도시락 시장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솥, ‘집밥’ 콘셉트로 도시락 이미지 바꿔

국내 도시락 시장은 1인가구의 증가, 혼밥 문화의 확산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기존 도시락 시장의 중심이었던 저가 도시락에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가 가능한 프리미엄 도시락으로의 제품이 대폭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는 2조5천억∼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풍이나 야외활동 등 특별한 날 준비해야 했던 도시락은 오늘날 언제 어디서든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대표 아이템이 됐다.

도시락업체의 원조 격인 한솥도시락은 ‘집에서도 자주 즐겨 먹는 도시락’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소풍 갈 때 먹는 음식, 또는 시간이 없을 때 대충 때우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소비자의 공감을 샀다.

한솥도시락의 메뉴는 방금 지은 따끈한 밥과 영양은 물론 맛까지 좋은 다양한 반찬 구성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인가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채우기에 충분했다는 것.
부담 없는 가격도 성장에 한몫했다. 대표 메뉴의 가격이 3천~5천 원 선으로 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청년 소비자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7천 원~1만2천 원대의 고급 도시락은 행사용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고객층 구분도 의미가 없어졌다.

학교 앞이나 오피스상권 뿐만 아니라 주택가와 일반 상권에서도 한솥도시락이 자체적으로 정한 ‘행복지수(점주만족도)’가 높은 점포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주요 고객의 계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 측은 “이런 결과는 ‘따끈한 도시락으로 공헌한다’라는 경영이념이 고객에게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객 신뢰 속에 대중적인 한솥도시락만의 브랜드파워를 앞으로도 가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솥도시락은 현재 690여 곳(국내 매장, 지난해 기준)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4년 804억 원, 2015년 8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 1천억 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솥은 올해 해외진출도 본격적으로 시도해 2030년 전 세계에 점포 2만 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 한솥도시락 센텀백스코점 전경과 매화도시락.사진=한솥도시락 제공본도시락 매장 전경(왼쪽)과 바비박스 매장 전경.사진=바비박스, 본도시락 제공

본도시락,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본아이에프는 지난 2010년 ‘프리미엄 한식 도시락’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의 본도시락(2012년 가맹사업 개시)을 선보였다. 기존 저가 위주로 구성된 도시락 시장에서 프리미엄 도시락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했다. 

본도시락은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게 건강한 식재료 사용, 고급 메뉴 구성, 배달 서비스 등 기존 도시락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며 프리미엄 도시락을 강조했다.

본도시락의 차별화된 전략은 도시락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그 결과 지난 5일 매장수 250개를 돌파하며 프리미엄 도시락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본도시락은 경제력 있는 30대 직장인들을 주 타깃으로 고급 식재료 및 영양가 높은 한식 반찬 위주의 메뉴 구성을 통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았다. 특히 시즌마다 제철 식재료 및 향토 조리법을 도입, 차별화된 메뉴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더덕, 갈비구이, 새송이버섯을 비롯해 조개 관자, 오리구이 등 기존 도시락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급 식재료가 눈길을 끌었다.

밥과 국, 반찬이 한 상 차림으로 제공되는 ‘한 상 차림 용기’도 고객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4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선보인 이 용기는 기존 개별 용기에 포장했던 방식과 달리 전 메뉴를 하나의 용기에 담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정갈한 한 끼 식사라는 이미지를 선사했다. 별도로 제공되던 국과 밥을 전용 트레이 용기에 함께 담아 보온효과를 증대하는 기능성과 안전성을 더했다.

배달, 단체 도시락 시장 공략도 적중했다. 본도시락의 배달과 테이크아웃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82%(배달)와 18%(테이크아웃)를 차지할 만큼 배달의 비중이 높다.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대표 콜센터를 통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따뜻한 도시락을 쉽고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른 도시락전문점들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캐주얼한식 수제도시락 ‘바비박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홍콩, 마카오, 필리핀, 대만, 중국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국내서는 가맹점이 실질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프리미엄 메뉴군 확대, 대표번호 1599-8279(바비친구) 시행 등 고객 편의 서비스를 늘리면서 사업 확장 기반을 닦고 있다.

일본 내 27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호토모토’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9일 5번째 가맹점 분당수내점을 오픈한 호토모토는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메뉴 도입과 우수 식재료 사용, 안전한 조리법 관리 등을 내세우며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편의점과 경쟁? 도시락전문점 ‘우위’ 확신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도시락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올해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는 올해 도시락 시장은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 가격과 품질의 절충, HMR과 같은 대체식품 증가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갖가지 장애물들을 넘어서야 성장추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씨유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2년 32.6%, 2013년 51.8%, 2014년 10.2%, 2015년 65.8% 등 해마다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3배로 급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편의점이 생긴 이래 도시락이 소주, 바나나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 품목(씨유 기준)으로 등극한 것도 최초의 기록이다.

이런 성적이 대변하듯 유통채널에서의 도시락 파워가 점점 커지면서 도시락전문점업계도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락전문점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의 성공을 두고 ‘마케팅의 승리’라고 칭하며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주문 즉시 조리, 원하는 시간에 맞춘 배달, 원활한 단체주문 등 도시락전문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확실하기 때문에 편의점과의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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