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고기 수입 1위… 13년만에 호주산 제쳐
美 소고기 수입 1위… 13년만에 호주산 제쳐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1.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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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13년 만에 호주산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우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호주산 소고기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미국산 소고기 소비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또 국내 소비 트렌드가 수입 소고기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도 미국산 소고기 소비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3년 만에 호주산보다 수입량 많아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냉장·냉동)은 1만3921t으로 호주산 수입량(1만310t)보다 3611t 많았다. 미국산이 호주산 수입량을 제친 기록은 지난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약 13년만의 일이다.

호주산 수입량은 2004년 1월부터 미국산 수입량을 앞서기 시작해 10년 이상 줄곧 미국산을 제쳐왔다.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이 되지 않던 2006년 11월에는 호주산이 1만7천여t이나 들어오며 미국산의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광우병 파동’을 겪으며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수입량과 소비량이 좀처럼 늘어나지 못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2011년 8월 1만t을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이던 수입량은 지난 2015년 들어 고공행진하다 지난해 11월 호주산 수입량을 제쳤다.

이같은 결과는 호주 현지의 소고기 시장이 악화되면서 공급량이 줄며 가격이 올라간 반면 미국산은 원활한 공급과 함께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호주는 최근 3년간 심한 가뭄으로 소고기 공급량 자체가 줄어들었지만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중동 등지에서는 오히려 호주산 소고기 수입량을 늘리고 있어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호주산 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이 원활한 미국산을 더 찾게 되면서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미국산 소고기 가격은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호주산은 계속 올랐다.

2015~2017년 수입 소고기의 연간 평균 소매 가격(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을 보면 미국산 갈비살(냉장, 100g)은 2891원에서 2739원, 2789원으로 하향세이지만 호주산 등심(냉장, 100g)은 4725원에서 4989원, 5082원으로 오름세이다.

실제 롯데마트의 전체 수입 소고기 매출 중 미국산의 비중은 2014년 19.8%에서 지난해 32.0%로 크게 올랐다. 반면 호주산의 비중은 77.9%에서 67.2%로 하락했다.

국내 소비자의 수입육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6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중은 35.5%로 전년에 비해 7%포인트 상승했다. 호주산 소고기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7.8%의 비중을 나타냈다.

수입 소고기는 특히 B2B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성비 추구 소비 경향이 강해지는 고객 니즈에 따라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는 업체도 증가 추세다. 최근 전통 한우전문점에서도 수입육 선물 세트 등을 내놓으며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저가 소고기 스테이크 메뉴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며 “맛도 나쁘지 않고 소비자 거부감도 별로 없다”고 밝혔다.

수입 소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늘고 한우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지난해 1~11월 기준, 국내 소고기 수입량은 34만6892t을 기록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 자료가 제공된 2000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산 강세 이어질 것”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호주산은 가격이 올라가는 반면 미국산은 저렴하게 안정세를 나타내고 공급에도 문제가 없어 많이 찾고 있다”며 “앞으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수입 소고기의 시장 확대는 국내 한우 산업에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한우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수입 소고기의 시장 잠식도 빨라질 예상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등심 소매가격(1등급, 1㎏)은 지난해 3월 8만2479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9일 기준 7만9254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8만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수입 소고기 시장 확대 추세에 한우 산업계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직거래 활성화, 할인 행사 개최 등으로 한우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최용석 롯데마트 수입육 MD(상품기획자)는 “올해도 호주산의 도축량은 전년 대비 3.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11월, 미국산 수입량이 호주산을 역전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산의 강세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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