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전성시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창업의 전성시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1.16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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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100만 명, 실직자 증가로 외식창업 봇물 예상

“지난주 인천 송도에 문을 연 밀겨울 매장을 다녀왔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모두 몰려와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보고 한편으로는 요즘 외식시장의 어려움을 실감했습니다.”

일본식 주먹밥 메뉴의 ‘오니기리와 이규동’ 프랜차이즈를 전개하는 이명훈 ㈜오니푸드 대표의 말이다. 오니푸드는 최근 세컨드 브랜드인 칼국수 전문점 ‘밀겨울’ 가맹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외식시장의 어려움은 부유층 거주지로 꼽히는 인천 송도지구에서도 저가 메뉴가 큰 호응을 얻는 것을 말한다. 밀겨울의 칼국수는 3500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떡갈비 한쪽이 2천 원이다. 단돈 5500원이면 사골칼국수와 떡갈비로 식사할 수 있다.

최근 외식시장의 이같은 저가메뉴 브랜드가 안전한 창업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경기전망은 지난해보다 더 어둡다. 실업자 100만 명 시대에 실직자는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창업시장의 과당경쟁으로 이어진다. 안전한 창업은 더 이상 없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쳐야 하는 엄혹한 상황이 계속된다.

프랜차이즈 창업과 나홀로 창업
과도한 경쟁으로 많은 창업자들이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신중하게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창업 1순위는 외식이다. 지난해 창업시장의 70%를 외식업종이 차지했다.

외식시장이 역대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신규사업자로 물갈이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몰리는 수많은 창업 업종 가운데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외식업이다. 특히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외식업체는 지속적으로 출현한다.

하지만 위험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외식시장에 대해 과당경쟁 심화로 폐업률이 증가하는 요인이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따라서 처음 외식업에 뛰어든 창업자들은 무엇보다 안전성을 따져야 한다. 우후죽순 늘고 있는 외식업소는 크게 골목상권에 자리 잡는 영세자영업자와 큰 자본을 투입해 창업하는 대형 식당, 외식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3가지 부류로 나뉜다.

이 가운데 대형 식당을 제외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영세 외식업소에 대해 알아보자. 외식프랜차이즈 가맹방식은 국내 창업시장의 1순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다른 창업형태보다 안전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들은 이같은 안전성을 내세워 가맹사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발표한 ‘상권별·연도별 점포 생존율’에 따르면 골목상권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10년 생존율은 26.48%인데 비해 일반 업체는 17.67%로 8.81%의 차이를 보였다. 창업 3년차의 경우 프랜차이즈는 73.02%가 생존한 반면 개인창업 업소는 58.43%로 14.59%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프랜차이즈 리스트 확인은 필수
하지만 창업 3년만에 문 닫는 프랜차이즈도 27%에 달해 4명 중 1명이 투자금조차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외식 프랜차이즈도 진입단계부터 주요 메뉴 등 업종과 브랜드 파워, 투자조건 등을 면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가맹본부의 사업기간은 브랜드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신생 프랜차이즈보다 10년 이상 사업을 지속해온 가맹본부가 안전하다. 신생 프랜차이즈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인하는 개성 있는 메뉴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메뉴는 당장 유행하는 트렌드는 물론, 시간이 흘러도 계속 찾을만한 정통적인 가치를 가져야 한다.

외식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쉽기 때문에 매년 신메뉴를 내세운 프랜차이즈가 등장한다. 하지만 일부 신메뉴는 일시적인 관심을 끄는 ‘반짝 아이템’에 그치고 있다. 최근 한·중·일·양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퓨전이라는 이름의 국적불명 요리와 닮은꼴이지만 그보다 장난스러운 메뉴도 등장한다. 대부분 젊은 층을 겨냥한 먹을거리다. 이같은 메뉴는 한 때의 유행에 그치기 쉽다. 이는 가급적 피해야 할 프랜차이즈로 봐야 한다.

반면 새로운 콘셉트의 발굴에 주력하는 프랜차이즈는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이미 맛과 시스템이 증명된 브랜드를 수입해 프랜차이즈사업을 진행하거나 지역 특유의 재료와 향신료로 호기심을 이끌 수 있는 음식들은 새로운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

한 중견 프랜차이즈업체 R&D 관계자는 “외식업계는 소비침체기에 맞는 메뉴 선정에 고민해야 한다”며 “최근 외식프랜차이즈의 유망 메뉴 아이템은 소자본으로 적당한 맛과 뛰어난 가성비를 갖춘 ‘대중성’과 새로운 맛에 대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특이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한 식재공급 시스템 갖춰야
외식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한 식재를 대량 공급하는 물류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외식프랜차이즈는 단 한 번의 위생문제가 나와도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기 때문에 A급 식재만 고집한다고 주장한다. 개인 자영업 외식업소보다 더 안전하다는 얘기다.

중견급 이상 외식프랜차이즈는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즉석김밥의 원조 ㈜김가네는 서울 성수동 본사 1층을 물류기지로, 2층을 식재 조리실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식자재는 전국 우수 식품가공업체를 활용하고 있다. 각 식재는 당일배송, 2일 배송, 3일 배송 등으로 나눠 전국 가맹점에 보낸다.

원할머니보쌈·족발 브랜드를 전개하는 원앤원㈜는 국토 중심부인 충남 천안시에 물류기지를 두고 신선함이 생명인 보쌈김치를 제조, 배송한다. 이같은 인프라는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하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사업자인 프랜차이지가 본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빌리는 명목으로 식재공급의 전권을 맡기고 인테리어 지침을 따르거나 고정메뉴만 판매하는 것이다. 만약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를 잘 모르거나 사회적 이미지가 우호적이지 않다면 굳이 프랜차이즈로 창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나홍선 창업컨설턴트는 “외식프랜차이즈는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먹을거리를 다루기 때문에 작은 이슈에도 브랜드 이미지가 좌우된다”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브랜드는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생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사업 수행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가맹사업 인프라에는 가맹점주 교육 시스템도 포함된다. 교육 일정은 얼마나 걸리는지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사전에 알아보고 보수교육을 얼마나 진행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탄탄한 교육시스템을 갖춘 외식프랜차이즈일수록 신뢰성이 높은 브랜드다.

경영주 능력 따라 성패 갈리는 나홀로 창업
나홀로 창업은 외식프랜차이즈보다 안전성은 낮지만 경영주의 의도를 자유롭게 반영한 외식업체를 운영할 수 있다. 또 프랜차이즈보다 자유로운 사업전개와 식자재 구매 등을 진행할 수 있고 중앙공급형 식재 마진 등 드러나지 않는 로열티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최근 소비 트렌드가 다양화되면서 맞춤형 메뉴개발이 가능해 경영주의 노하우에 따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고층 주상복합 상가에 문을 연 베트남 음식점 ‘호치민’의 권 모 대표는 CJ푸드빌 메뉴개발팀에서 근무하다 창업한 사례다.

권 대표는 프랜차이즈 베트남 음식점과 달리 쌀국수 2종과 볶음밥, 짜죠 등 총 4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제한된 일손에 맞추고 대중이 선호하는 음식만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육수를 직접 내리고 고수 등 베트남 향신료를 충분히 쓰면서 현지 맛을 제대로 내는데 집중한다.

볶음밥도 안남미를 사용하고 고객들에게 베트남식 생선액젓 느억맘과 베트남 고추로 맛을 내라고 권한다. 호치민은 인근 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빠르게 경영이 안정되고 있다.

나홀로 창업은 이같은 성공 사례가 있는 반면 별다른 준비 없이 묻지마 창업으로 외식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식창업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정부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예를 든 호치민의 경우 외식대기업에서 종사하며 많은 노하우를 쌓았음에도 창업 초기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반면 외식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창업한 경영주들은 대부분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대열에 동참하기도 한다.

나홀로 창업자일수록 외식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상권 분석, 소비자 분석 등의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 또 직접 주방을 맡아 조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경우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창업이 늘어나고 창업자 증가와 폐업률 증가도 정비례한다. 외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예비창업자들의 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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