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스타메뉴 하나가 브랜드 먹여살린다
잘 만든 스타메뉴 하나가 브랜드 먹여살린다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7.01.23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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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변화 뛰어넘는 스테디 셀러 만드는 R&D의 가치, 투자 확대 지속하라!

메뉴 개발에 대한 외식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시장을 이끌 획기적인 아이템을 만들어도 불과 한 달 사이 비슷한 모양과 맛의 메뉴가 쏟아지는 업계 상황에서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입맛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잘 만든 메뉴 하나는 기업의 운명을 바꾼다. 경기 영향과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업계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기업들은 ‘히트메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업체들이 연구개발실을 확장하고 메뉴 개발 콘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R&D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브랜드 성공을 좌우하는 ‘스타메뉴’

외식업계에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메뉴를 흔히 ‘스타메뉴’라고 칭한다. 브랜드의 성공을 좌우하는 스타메뉴는 대중적인 맛과 가격 경쟁력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시그니처 메뉴로서 꾸준한 판매량으로 매출에도 일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브랜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라는 차별성은 고객이 매장을 찾는 계기가 된다”며 “최근에는 이슈가 될 수 있는 메뉴를 만들기 위해 맛과 가격, 모양까지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맘스터치의 스타메뉴로 꼽히는 ‘싸이버거’는 지난 2005년 출시돼 브랜드보다 먼저 알려졌다. 이른바 입찢버거(입이 찢어질 정도로 두꺼운 버거)라는 애칭으로 화제를 낳은 싸이버거는 매콤한 통다리살이 통째로 들어가는 푸짐한 양은 물론 부드러운 식감과 스파이시 소스의 상큼한 맛이 어우러져 맘스터치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3년 출시된 한솥도시락의 ‘치킨마요’는 지난 2014년 누적 판매량이 1억2500만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이 팔렸다. 치킨마요는 갓 지은 따뜻한 밥에 치킨 가라아게(일본식 닭튀김), 달걀 지단채에 김을 얹고 마요네즈 드레싱과 덮밥 소스를 버무린 간단한 구성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1인가구의 증가로 판매량이 더욱 늘고 있다.

원앤원의 원할머니보쌈·족발에는 보쌈에 김치를 곁들인 ‘모둠보쌈’이 대표 메뉴다. 솜씨 보쌈, 반반 보쌈 등 다양한 메뉴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지만 모둠보쌈에 대한 고객들의 선택이 여전히 많다. 원앤원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보쌈에 아삭한 김치, 쌈류 등을 곁들인 가장 기본적인 메뉴로 40년 전 서울 황학동 보쌈집의 맛을 그대로 담아내 인기가 높다는 분석이다.

20여 년간 국내 판매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케이푸드(K-Food) 열풍을 이끌고 있다.

롯데리아가 지난 1992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불고기버거’는 23년간 국내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뉴다. 누적 판매량은 약 7억 개 이상으로 지구 24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다.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는 서구 음식 문화를 한식 메뉴로 재해석한 R&D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불고기버거는 롯데리아가 진출해 있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대표 버거 메뉴로 자리 잡았다.

BBQ 히트상품인 ‘황금올리브치킨’은 2005년 출시돼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황금올리브치킨은 최고 등급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BBQ는 세계적인 올리브오일 생산업체 폰즈사와 국내 최대 유지전문업체 롯데푸드, 비비큐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 등 최고의 기술진이 3년 여간 각고의 연구 끝에 여과만으로 튀김에 최적화된 비비큐 올리브오일을 만들었을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BBQ 관계자는 “비비큐 올리브오일은 카놀라유, 일반 식용유에 비해 가열 후 산화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일반 식용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트랜스지방에 대해 안전하다”고 말했다.

‘대박’ 메뉴, 기업 매출 견인

메뉴 하나가 대박 행진을 기록하며 기업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굽네치킨의 ‘굽네 볼케이노’는 출시 11개월 만에 누적 매출 1100억 원을 돌파하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치킨 신메뉴가 출시된 지 1년도 안돼 11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KFC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구성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KFC 매직박스’가 출시 두 달 만에 총 250만개 판매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초에 한 번 꼴로 팔린 셈이다. KFC 매직박스 인기에 힘입어 KFC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5% 성장했다.

커피 자연주의 루소는 베스트셀러 ‘아이스 더치큐브라떼’ 판매량이 지난해 800% 이상 증가했다. 루소의 고품질 블렌딩 원두를 사용한 아이스 더치큐브라떼는 추출하는데만 7시간이 넘게 걸린다. 지난해 여름 항시 매출 1위였던 아메리카노의 판매량을 앞지르며 20% 이상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루소는 아이스 더치큐브라떼 판매량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14% 이상 증가했다.   

피자에땅의 ‘퐁듀피자’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3월 첫 선을 보인 퐁듀피자는 최근 출시된 ‘퐁듀불금피자’까지 총 6종류의 피자를 선보이며 누적 판매 100만 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피자에땅은 퐁듀피자를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피자에땅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햄버거와 달리 프리미엄 피자 메뉴에서 100만 판 판매는 그 의미가 다르다”며 “퐁듀피자는 국내 피자업계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요거프레소는 ‘메리시리즈’ 열풍을 일으키며 가맹사업을 확대했다. 요거프레소 R&D팀은 카페창업의 비성수기로 여겨지는 겨울에도 전 가맹점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즌리스(seasonless)’ 메뉴를 고민하던 중 생딸기를 주메뉴로 한 메리딸기를 출시했다. 이후 레드벨벳, 체리, 브라우니, 치즈케이크 등을 활용한 메리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서가앤쿡은 ‘원플레이트’라는 시도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2006년 한 접시에 2인분의 음식을 제공하는 원플레이트는 부담 없는 가격과 푸짐한 양을 내세워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서가앤쿡은 R&D팀은 매주 2~3회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시연회를 하는 등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원플레이트를 개발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최근 신년 음료로 출시한 ‘오트밀라떼’가 출시 보름 만에 25만 잔이 넘게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즌 한정 상품으로 다음달 14일까지만 판매되는 이 음료는 1주일 만에 전국 1천여 개 매장 중 250여 개 매장에서 일시 품절되는 등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오트밀라떼는 오트밀(귀리) 베이스에 바삭한 곡물 및 베리 크런치 토핑을 얹었다. 오트밀 베이스는 귀리로 만든 식물성 우유로 곡물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업계, R&D가 최우선

스타메뉴를 갈망하는 업계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많은 업체들이 어려운 업계 상황에서 매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방안으로 R&D를 최우선에 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더 좋은 품질의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도 따라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장기적 안목을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메뉴 및 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끊임없이 진행하는 브랜드가 급변하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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