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 후속탄의 고민… 맛 트렌드를 잡아라!
‘메가 히트’ 후속탄의 고민… 맛 트렌드를 잡아라!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1.24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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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 볼케이노 뒤따르는 굽네 갈비천왕의 ‘트렌드 매칭 R&D’
▲ 화끈한 매운 맛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굽네 볼케이노(왼쪽), 굽네 볼케이노 모짜렐라, 굽네 볼케이노 쌀떡볶이와 전통 갈비양념 맛 굽네 갈비천왕. 사진=굽네치킨 제공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영화는 으레 2탄의 유혹에 빠진다. 스타워즈처럼 처음부터 대하 드라마로 구성, 시간 흐름을 거스르며 후속편을 내는 경우도 있으나 예기치 않은 ‘대박’에 2탄, 3탄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후속편은 처음 나온 영화에 비해 함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 일쑤다. 외식 브랜드도 한 메뉴가 크게 성공할 경우 후속 메뉴를 고민하게 된다. 해당 브랜드의 마케팅, R&D 부서는 전작의 메가히트에 버금가는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최근 실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2015년 말 출시해 국내 치킨시장 트렌드를 뒤엎었던 굽네치킨의 ‘굽네 볼케이노’가 주인공이다. 굽네치킨은 지난해 12월 말 1년만에 굽네 볼케이노의 후속탄 ‘굽네 갈비천왕’을 론칭했다. 메가 히트를 기록한 외식 메뉴의 후속탄이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굽네치킨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정통 갈비양념 치킨 ‘굽네 갈비천왕’이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구성비 30%를 달성했다. 이는 다른 치킨 브랜드까지 매운맛 내기에 급급하게 했던 굽네 볼케이노 출시 때보다 빠른 속도다,

굽네치킨 측은 굽네 갈비천왕에 10여 가지의 국산 과일과 채소로 맛을 낸 특제 소스를 사용해 정통 갈비구이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제껏 치킨 업계에서 선보이지 않은 차별화된 프리미엄 치킨이라는 주장이다.

굽네치킨은 함께 제공되는 치밥용 소스인 ‘왕중왕 소스’에 밥을 비벼서 치밥을 만들어 먹거나 추가주문이 가능한 파채를 활용하면 한 가족의 든든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한 요리 개념의 치킨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소비자 호평 이끌어낸 맛 ‘단짠’

▲ 굽네치킨이 지난해 6월 29일 서울 청담 일지아트홀에서 굽네 볼케이노와 함께하는 ‘EXO 치밥 쿠킹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전속모델인 EXO가 멤버별 치밥을 들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카이, 수호, 첸, 시우민, 백현, 세훈.

소비자들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 더 굽네 볼케이노를 즐길 것 같았는데 신제품이 나왔다며 의외라는 반응이다. 굽네 갈비천왕이 나오자마자 온라인상에 소비자 평이 들끓고 있다. 각자의 맛 평가부터 굽네 볼케이노와의 비교, 메가 히트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 등이 끊이지 않는다.

굽네 볼케이노가 우리나라 치킨 시장에 워낙 큰 이슈를 남긴 만큼 굽네 갈비천왕에 대한 높은 기대가 대부분이다. 눈에 띄는 호평 중 하나는 “이제 아이들도 맛있는 치밥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굽네 볼케이노의 경우 매운맛이 매력이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너무 강한 맛이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한식의 지존(至尊)이라 할 수 있는 갈비양념의 맛을 극대화한 굽네 갈비천왕은 아이들 입맛에도 쩍쩍 붙는다. 여기엔 외식 트렌드와의 절묘한 매칭(maching)이 감춰져 있다.

굽네 볼케이노가 매우면서 달달한 맛 ‘맵단’이라면 굽네 갈비천왕은 달달하고 짭짤한 ‘단짠’이다. ‘맵단’에서 ‘단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외식 전문가들은 불황기에 소비자들은 일제히 매운 맛을 찾는다고 한다. 팍팍한 살림에 직장에서 업무 강도가 강해지고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매운 맛은 사실 맛이 아니다. 매운 맛은 미각(味覺)이 아니라 아픔을 느끼는 통각(痛覺)이다. 짧은 순간의 통각을 느낀 뇌는 방어기제를 작동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해 정신적인 쾌감을 느끼도록 한다. 사람들은 이런 느낌을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받아들인다.

단기불황과 장기불황의 맛 트렌드 차이

하지만 불황이 장기화되면 매운맛에도 심드렁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일도 자꾸만 하면 질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매운 맛 열풍 다음에 찾아오는 게 바로 단맛이다.
지난 2015년 외식시장에 무섭게 번지고 있는 디저트 열풍은 이런 단맛 트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이후 본격적인 불황에 접어든 뒤 갈수록 살림이 팍팍해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2016년 3분기 소득 1분위(월 소득 하위 10% 이하)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71만7천 원으로 지난해 보다 16.0%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갚아야 할 빚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5.4%로 2015년(157.5%)보다 약 8%포인트 크게 늘었다. 2010년 이후 최고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약 130%)에 비해서도 35%포인트 이상이나 높다.

가계가 1년 동안 번 돈 가운데 세금 등 의무 지출을 제외한 돈을 모두 빚 상환에 써도 부채가 소득의 절반 이상이나 된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폭발지경에 이르렀다.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고자 해도 마음껏 뭘 사먹기도 어렵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 추구 행태가 강화됐다.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맛도 좋고 배도 부른 메뉴가 잘 팔린다. 여기다 독신가구가 늘면서 ‘나홀로 소비’도 늘고 있다. 일을 마치면 혼자 집에 돌아가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해결한다. 혼자 술도 한 잔 곁들인다. 바로 최근 유행하는 ‘혼밥족’ ‘혼술족’이다.

남녀노소 끌어들이는 확장성에 주목

가성비를 추구하는 혼밥족, 혼술족이 맛으로 위안 받기 위해 찾는 맛 트렌드가 바로 ‘단짠’이다. 굽네 갈비천왕은 이같은 맛 트렌드를 정확히 짚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또 굽네 갈비천왕은 전통 갈비양념 맛이다. 지금까지 간장양념 치킨은 많았어도 갈비양념 맛은 없었다. 갈비양념은 쌀밥과 환상의 케미(화학적 결합)를 이룬다. 굽네 볼케이노가 화끈한 매운 맛과 햇반의 조화로 20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굽네 갈비천왕은 매운 맛을 싫어하는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인다. 남녀노소 누구나 환영할 맛이다.

외국인들에게도 통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식이 바로 갈비다. 구이방식의 치킨에 갈비양념을 듬뿍 사용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 굽네 볼케이노와 햇반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치밥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과 같이 새로운 버전의 치밥이 다시 한 번 치킨 시장을 흔들 수 있다.

홍경호 굽네치킨 대표는 “굽네 갈비천왕의 빠른 인기 속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선호하는 맛과, ‘치밥’, ‘치쌈’ 등 치킨을 요리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굽네 갈비천왕이 계속적으로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 등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굽네치킨 구로3동점
‘굽네 갈비천왕’으로 가맹점 천왕 노린다
▲ 굽네 갈비천왕 출시 한 달만에 매츌의 30%을 차지하도록 만든 굽네치킨 구로3동점 임아랑 사장.(오른쪽) 사진=이정희 기자 ljh@

굽네치킨 구로3동점은 음식배달 전문 어플리케이션(음식배달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에서 알아주는 우수매장이다.

지난해 6월 가맹점을 인수한 임아랑 사장은 피자 프랜차이즈에서 6년간 근무하며 조리, 판매는 물론 발주, 재고관리, 정산업무 등 매장 운영관리에 대한 모든 부분을 체득했다.

또한 배달대행업체에서 1년간의 근무했던 노하우를 살려 음식배달앱 관리도 능숙하다.

구로3동점의 인기메뉴는 단연 ‘굽네 갈비천왕’이다. 출시 1달 만에 주문의 20~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주문량이 많다.

임 사장은 “출시 이전 점주를 대상으로 한 조리교육에서 갈비천왕을 맛보고는 가족단위 고객에게 인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출시 일주일 전부터 갈비천왕을 주문하면 콜라 1.25ℓ 또는 탄산수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과 홍보 전단지를 배부했고 효과는 출시 직후 바로 나타났다”고 했다.

임 사장은 갈비천왕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항상 파채와 햇반을 권유하고 있다. 직접 먹어보니 갈비천왕의 달콤짭짤한 양념이 향긋한 파채와 더없이 잘 어울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사장의 추천으로 파채와 햇반을 함께 구매한 가족 고객은 갈비천왕으로 만든 치밥 사진 리뷰를 올리는 등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갈비천왕 전용 용기는 치밥을 만들 때 별도의 그릇에 옮겨서 비비지 않아도 될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일품요리 같은 느낌을 준다.

임 사장은 굽네 갈비천왕 조리 매뉴얼도 인기비결 중 하나라고 한다. 그는 “시간마다 적절한 양을 1차 초벌을 해둠으로써 주문이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본사에서 제공한 매뉴얼대로 조리했을 때 제품의 맛은 물론 보기에도 가장 먹음직스러운 것 같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임 사장의 올해 목표는 굽네 갈비천왕을 무기삼아 굽네치킨 가맹점 중 매출 10위 매장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비록 40위권이지만 음식배달앱에서 우수매장 타이틀을 거머쥔 것처럼 고객에게 맛좋은 치킨을 제공하고 꾸준히 소통하며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달성하지 않을까 한다”며 “갈비천왕과 함께 맞는 정유년 닭의 해가 부쩍 기대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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