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제과업계의 R&D 투자
일본의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제과업계의 R&D 투자
  • 이정희 기자
  • 승인 2017.02.0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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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시장의 축소에다 수입과자의 인기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제과업계가 연구개발에는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질소 과자’로 불명예를 안았던 제과업계가 최근에는 무분별한 미투(Me too)제품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제과업계는 2014년 허니버터칩의 등장 이후 꿀, 바나나에 이어 최근에는 오리온의 ‘초코파이 말차라떼’, 롯데제과의 ‘몽쉘 그린티라떼’ 외 8종, 해태제과의 ‘오예스 녹차맛’ 등 녹차(말차)까지 유행을 이끌어오고 있다.

녹차 제품을 출시한 지난해 오리온은 전년 대비 37% 성장한 1400억 원으로 최대 연매출을 달성했으며, 롯데제과 또한 몽쉘 그린티라떼를 출시하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출시된 제품들은 단숨에 트렌드로 떠오르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만 한시적인 매출 신장에 그치고 사라질 뿐이다. 문제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은 고사하고 기존 제품에 맛과 향만 첨가해 시장에 내놓는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빙그레가 식품 제조업체인 다이식품에 상표권을 침해로 인한 제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다이식품이 내놓은 바나나맛젤리의 포장지가 바나나맛 우유의 트레이드 마크인 마름모형 용기 디자인을 따라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빙그레는 해당 제품을 단독으로 판매 중인 세븐일레븐에 대해서도 판매 중지를 요청한 내용증명을 발송했으나 세븐일레븐 측은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없음을 전달받았다며 제품 판매 중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빙그레는 지난 2일 가처분 신청 소송에 승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 제품들은 맛과 품질, 포장 등이 유사해 얼마나 잘 홍보하느냐에 따라 매출의 당락이 결정되다보니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큰 연구개발비는 줄이고 홍보마케팅 예산만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4대 제과업체(빙그레,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의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 대비 0.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5~2014년 국내 4대 제과업체의 평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3%로, 이는 일본 주요 제과업체들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수치이다.

이렇듯 유사상품이 많아질수록 원조 상품 고유의 특색을 잃게 되고 소비자들은 또 다시 새로운 제품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국내 제과시장을 위협하는 수입과자의 수입량은 지난 2005년 6만6천t에서 2015년 12만1천t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제과업체들은 여전히 미투 제품으로 매출을 이어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장사가 되니 찍어내는 건 당연한 순리라지만 현시대에 탄생할 새로운 ‘장수제품’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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