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패스트푸드 가격 올리기 경쟁
불황에도 패스트푸드 가격 올리기 경쟁
  • 이정희 기자
  • 승인 2017.02.0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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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 가격파괴 전략쓴 일본 맥도날드와 ‘정반대’

결국 햄버거 가격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잇따른 식품가격 인상으로 식탁물가가 고공행진인 가운데 맥도날드가 연초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에도 저가전략 대신 매년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등 경기침체기 가격파괴 전략을 내세웠던 일본 맥도날드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이밖에도 패밀리레스토랑, 커피 브랜드 등 외식 프랜차이즈 전반에서 도미노 인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가격 인상’ 카드 꺼내든 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지난달 2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대상품목 기준 5.03%) 인상했다. 가격 인상 품목은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 24개 제품이다.

아이스크림콘은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100원 올랐고, 햄버거는 1800원에서 2천 원으로 200원, 슈슈버거 단품은 400원 오르는 등 대부분 제품별로 100~400원가량 인상됐다.

매년 반복되는 맥도날드의 메뉴가격 인상이 고가전략을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전략이라기 보단 임대료, 인건비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맥도날드를 시작으로 후발업체들도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패스트푸드 시장은 매년 특정 업체의 선제적 가격인상 이후 경쟁 업체들의 연쇄적인 인상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특히 지난해 한우가격 급등으로 일부 한우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주요 제품 가격을 꾸준히 유지해온 점과 상대적으로 수익에 민감한 가맹점의 비율이 높은 점 등을 들어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향후 체감물가에 비해 자사 제품 가격이 낮다는 가맹점주의 요청이 있다면 협의회를 통해 조율하겠지만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버거킹의 경우 앞서 원재료 부담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됐으나 “이는 사실과 무관하다”며 “물가상승으로 인한 전반적인 제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지만 현재로써는 가격 인상 등에 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저가전략 통한 대안 모색해야

앞서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장기불황에 직면한 일본에서는 ‘절약 상품’이 시장을 주도했다. 대표적인 메뉴는 맥도날드의 80엔 버거, 값싼 소고기 덮밥 등이었다. 당시 일본 맥도날드는 210엔에 판매하던 햄버거를 100엔까지 인하, 2년 후에는 80엔까지 할인해 판매했다.

맥도날드의 저가전략을 넘어선 가격파괴 전략은 내점객수를 크게 증가시켜 매출 증대를 불러왔다.

국내 KFC 또한 파격적인 저가전략에 들어섰다. 지난해 KFC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인하를 실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대 17.9%까지 인하했다. 이러한 전략은 가격 인하 이후 두 달동안 매출이 15% 가량 상승하는 등 즉각적인 매출 상승효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선례를 통해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장기불황과 소비위축 시대에 대한 대안을 얻을 수 있다”며 “초가성비 업체도 특징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인 만큼 가격인상이 이윤을 위한 최선책인지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업체 따라 업계 ‘줄인상’ 전망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맥도날드뿐만이 아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기존 런치메뉴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1만900원에 판매하던 런치 메뉴를 없애고 1만3900원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메뉴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1만900원에 판매하던 왈할라 파스타, 산타페 샐러드, 머쉬룸 리조토 등의 런치 메뉴는 메뉴판에서 사라졌다. 대표 런치메뉴인 투움바파스타는 2만500원에서 2만1500원으로 1천 원, 캘리포니아 스테이크 샐러드는 2만1500원에서 2만2900원으로 1400원 인상했다.

커피 가격도 올랐다. 탐앤탐스는 지난달 27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1% 인상했다. 이에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가격은 3800원에서 4100원으로 300원, 카페라떼 가격은 4200원에서 4700원으로 500원 인상됐다. 이번 가격인상 품목은 베이커리를 제외한 총 50여 종이다.

탐앤탐스 역시 임대료, 인건비 등이 지속 상승하다보니 가맹점주들의 이익보호를 위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분야 일부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결국 외식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데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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