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다른 서비스, 상품으로 승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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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2.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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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대권 ㈔한국외식산업협회 상근부회장
▲ 김대권 ㈔한국외식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편의점 도시락과 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외식업계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과거 직장 인근의 식당이나 귀갓길 집 근처 외식업소에서 식사하던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저렴한 가격의 도시락 등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의점 업계의 도시락 등 간편식 매출이 높아지는 일은 외식업계 입장에서 반갑지 않다. 이는 장기불황과 청탁금지법으로 역대 최악의 침체기를 맞고 있는 외식업계가 과거에 없었던 강력한 경쟁상대를 만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새로운 경쟁 상대란 외식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뜻이다. 소비자는 동일한데 전에 없던 시장이 열리면서 기존 시장은 어쩔 수 없이 기존 고객을 잃게 된다. 더구나 외식업계로서는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경쟁상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지피지기백전불패’(知彼知己白戰不敗)라는 병법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다.

경쟁상대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응방안을 찾는 일도 여의치 않다. 그러는 사이 휴게음식점업 신고를 마치고 테이블을 늘리는 대형 편의점은 속속 증가하고 있다.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등이나 중국음식, 스파게티 등을 찾던 고객들이 이들 편의점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편의점의 휴게음식점업 진출에 제동을 거는 방안 추진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제재 위주의 정책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시 외식산업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고 이는 무엇보다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퇴행적 정책이 되기 십상이다.

외식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에는 규제보다 진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런 마당에 새로운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외식업계가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전과 다른 서비스, 전에 없던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편의점 도시락에 외식업계가 대책 없이 밀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식사를 위해 주로 이용하는 골목식당 등의 가격 대비 메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젊은 직장인들이 주로 구입하는 편의점 도시락은 대부분 4천~5천 원대다. 반면 골목식당의 식사 메뉴는 이미 7천 원대까지 올랐다.

메뉴는 한결같은 가정식 백반이나 찌개류, 국밥류, 면류에 머물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은 이에 비해 다양한 식자재를 고급화 하고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여러 메뉴를 내세운다. 이런 도시락은 젊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40대 중년층도 많이 찾는다는 최근 조사 결과도 나왔다.

편의점 도시락과 외식업계의 대결 양상은 일본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의 장기불황 속에 편의점 간편식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당시 일본의 외식업계는 매출이 크게 내려앉으면서 최악의 불황을 겪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도 일부 외식업체는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일제히 가격을 내리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가성비’ 높은 메뉴를 내놓은 외식업체들이다. 만약 편의점 바로 옆의 골목식당에서 4500원짜리 돼지불고기백반을 내놓는다면 빠져나가던 소비자들을 다시 돌려세울 수 있다. 이같은 메뉴를 적정한 마진까지 붙여 만들어내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직접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식재료를 찾아내야 하고 조리기법도 갖춰야 한다. 또 원활한 테이블 회전을 위한 운영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와 노력이 수반될 때 외식업계는 편의점의 거센 추격을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같은 상권의 외식업소와 경쟁하던 시대도 끝났다. 거대자본을 무기로 전국 골목상권까지 빈틈없이 발을 뻗치는 편의점을 상대로 정면 대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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