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의 반격 ‘도시락업계 스타벅스 만든다’
한솥의 반격 ‘도시락업계 스타벅스 만든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2.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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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가맹점 100% ‘Eat In’ 매장으로… 지역주민 어울리는 ‘원스톱 미팅 라운지’
▲ 한솥도시락 센텀백스코앞점. 사진=한솥도시락 제공

지난 1993년 서울 종로구청 앞에 첫 직영점을 개점한 한솥도시락은 국내 도시락업계의 원조 브랜드다.

한솥도시락은 ‘제일 먼저 고객이 만족하고 두 번째는 가맹주와 종사자, 세 번째는 협력업체가 만족해야 하고 마지막이 본사 차례’라는 경영이념을 우직하게 고집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 도시락의 급성장에도 별다른 동요 없이 ‘따뜻한 도시락’을 고객에게 바로 만들어 제공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한솥도시락이 올해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태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3사 합계 도시락 매출이 처음으로 한솥도시락의 매출을 추월한 것도 이같은 반격의 이유로 풀이된다.

한솥도시락의 자체 분석 결과 지난해 편의점 3사의 도시락 매출 합계는 약 2800억~3천억 원으로 한솥의 약 2400억 원을 넘어섰다. 물론 각 편의점별 매출은 한솥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 하지만 각 편의점이 도시락 사업을 강화하면서 한솥도시락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 내세운 편의점과 정면대결

당초 한솥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과는 포지셔닝부터 다르다며 경쟁관계를 일축해 왔다. 방금 지은 따끈한 밥과 영양은 물론 맛도 좋은 다양한 반찬, 부담없는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 구성 등을 내세운 한솥도시락과 냉장 유통되는 편의점 도시락은 비교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업계는 전국 3만여 개에 달하는 점포 수를 무기로 도시락시장의 골리앗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솥도시락은 높은 지명도와 브랜드 파워, 상품성에도 불구, 2월 현재 전국 680여 개에 머물고 있는 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전국 골목골목에 포진한 편의점으로 몰리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의 공세에 맞서는 수단으로 기존 테이크아웃 매장을 머무는 외식매장(Eat In 매장)으로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

한솥도시락은 신규 가맹점 개점 조건으로 최소 약 40㎡(12평) 이상의 매장 확보를 요구한다. 최소한의 테이블과 의자를 갖추고 고객들이 즉석 도시락을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에서다.

서울 신촌·연세로점은 이같은 콘셉트에 맞춘 시그니처 Eat In 매장으로 볼 수 있다. 약 145㎡(44평)의 너른 공간과 테이블을 갖춘 신촌·연세로점은 단순히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하는 공간을 뛰어넘어 아침, 점심, 저녁시간까지 인근 주민과 유동인구가 편하게 들러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 집계 결과 매장에 머물며 식사하는 고객이 60%, 테이크아웃 고객이 40%를 차지했다. 한솥도시락은 이같은 모델의 의미를 확장해 앞으로 전 매장을 ‘원스톱 미팅 라운지’(One-Stop Meeting Lounge)로 꾸미기로 했다. 라운지라고 이름붙인 이유는 보다 여유 있고 편안한 공간이란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앞으로 도시락 업계의 ‘스타벅스’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단순한 커피전문점이 아니라 지금까지 없었던 ‘문화’를 만들어낸 스타벅스와 같이 가장 편안하게 머무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생계형 모델 버리고 투자형 모델로

창업 모델도 과거 소형 테이크아웃 매장을 콘셉트로 하는 생계형에서 투자형으로 바꿨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스템 보완도 추진하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오는 7월 7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24년 동안 유지했던 BI·CI를 전면 개편한다. 새 BI·CI 작업은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인 SDL사(社)에 맡겼다.

SDL은 가구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와 현대카드 등의 디자인을 맡고 있다. 이를 통해 ‘똑똑하고 합리적인, 스마트한 고객이 찾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창립기념일에 앞서 오는 4월 대대적인 신메뉴 출시로 프리미엄급 도시락을 선보이고 5월까지 가까운 한솥도시락에 주문하고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할 예정이다. 매장에서의 간편한 주문을 돕기 위한 키오스크 도입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앞으로 10년 안에 전국 가맹점 3천 개 오픈을 자신했다. 현재 3400여 개에 달하는 파리바게뜨만큼 도시락 매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배달은 가맹점 수익성 떨어트리는 ‘마약’

배달 서비스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다. 배달음식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한솥도시락의 ‘따끈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도시락으로 사회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에 비용부담을 키우는 배달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자체 분석을 통해 배달을 하지 않을 경우 전체 비용 중 20%를 절감하게 된다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다.

이에 따라 30개 이상 단체주문일 경우만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배달을 시작하게 되면 마약과 같이 끊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장 매출은 늘겠지만 가맹점 사장님들의 수익은 반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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