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부르는 사소함, “디테일의 법칙”
성공을 부르는 사소함, “디테일의 법칙”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3.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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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먼 곳에 있는 높은 산이 아니라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모래 한 알이다.” 이는 ‘디테일(detail)의 법칙’ 중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전에 없는 불황과 사업 경계마저 모호한 무한경쟁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내 외식업계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국내 외식업계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과 더불어 저성장 기조 속에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경기의 불황, 소비심리 위축, 그리고 식품업계와 유통업계(편의점과 배달서비스 등)의 전면적인 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평균 매출이 21% 이상 감소했고 3만3천 명의 종사인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면을 맞이한 외식업계에서 실낱같은 희망처럼 붙잡고 있는 것은 ‘초가성비’라고 부르는 가격파괴나 무한리필 등의 물량공세가 고작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몇 천 원 안팎이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파스타, 짜장면, 우동에 심지어 국밥에 스테이크까지 외식메뉴들이 식품유통업체 매장에 가득하다.

웬만한 음식점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값에 품질도 먹을 만한 정도를 넘어서 이제는 오히려 더 낫다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이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온갖 할인을 받으면 더 저렴한 가격의 음식이 스마트폰을 통해 집까지 배달되기도 한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외식업체를 찾아가는 발길이 이제는 편의점이나 동네마트 혹은 스마트폰으로 향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특별할 것도 없는 음식점에서 슬금슬금 오른 음식값을 지불하고 한 끼를 해결하느니 더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대체외식을 찾고 있다.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우리 사회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음에 외식소비성향 역시 예외는 아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같이 사회는 급변하고 있는데 음식점은 알게 모르게 올린 음식값과 어느새 퉁명스러워진 접객태도 말고는 더 나아진 것이 없다. 외식사업의 장기불황으로 고객서비스에 대한 태도는 갈수록 삭막해진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낮은 수익성 혹은 적자인 사업에서 고객을 살갑게 대하는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음식점에서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것처럼 돼버렸다. 미쉐린가이드에서 인정받은 곳에서나 기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식품제조업과 유통서비스업계의 공격적인 사업전개 속에 외식업계는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산업을 분류하는 차원에서 볼 때 단순한 동향 변화일 뿐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이나 간편식 등과 같은 경우 그 매출을 외식산업에 포함시키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굳이 외식산업과 식품산업 혹은 유통산업으로 국한시켜 마치 상호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오히려 같은 식품외식산업의 큰 틀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전체 규모를 키워나간다는 취지가 이상적이며 소비자성향의 변화는 시대, 환경적 트렌드일 뿐이다. 다만 신규 간편식 시장의 급성장 추세로 인한 기존 외식업계의 대처와 변화해야 할 방향에 대한 제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의 경영컨설턴트인 왕중추는 그의 저서 ‘디테일의 힘’에서 디테일이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모든 사람들은 움츠리게 된다.

사업을 경영하는 입장도 마찬가지고 소비자 역시 지갑을 닫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게 된다. 그러는 중에도 성공하는 기업이 있고 망하는 기업이 존재한다. 소비자 역시 꾸준한 소비생활을 영위한다.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세상이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줄서서 먹는 식당이 존재한다. 사소함에 목숨을 거는 손님들이 있다면 사소함에 목숨 거는 업주도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해법이다. 미국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커피 바리스타 로봇도 등장했다고 한다. 인건비도 줄이고 스마트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사소함은 사람의 마음에서, 손길에서 비롯된다.

비록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서비스를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사소함에 대한 간절함이 위대함을 낳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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