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서두르자 끊어진 중국인 관광객, 외식업계 속수무책
사드 배치 서두르자 끊어진 중국인 관광객, 외식업계 속수무책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3.08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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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1720만여 명 중 절반이 中… 감소 폭 최소 70% 될 것

중국 정부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반발, 중국인 관광객의 발목을 잡으면서 국내 외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1720만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절반에 가까운 800만여 명(47%)이 중국인이다.

이들 중국인 관광객은 서울 명동 일대, 제주도는 물론 전국 맛집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면서 외식업계의 매출에 공신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우리 정부의 경북 성주롯데골프장 부지 확보와 조기 사드배치 결정에 맞서 한국 관광상품과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구매 등을 전면 중단토록 했다.

정부는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요우커를 대신하는 개별관광객(싼커)의 증가추세로 실제 중국인 감소는 3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관광업계 등은 이같은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에 불신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폭이 최소 70%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관광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조치 직후 단체관광객은 물론 개별관광객의 방한도 크게 즐었다”며 “당초 오기로 했던 개별 관광객도 예약을 취소하는 등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항공ㆍ크루즈 등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길이 다 막혀버린 느낌”이라며 “다른 국가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확대해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지만 중국 관광객을 대신할 만한 대체재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외식업계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서울 명동의 한 고기구이 전문점 관계자는 “명동은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인들 모두 중국 정부 움직임에 귀추를 곤두세우고 있다”며 “여행객 제한 소식이 들리자마자 거리가 한산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던 제주도의 관광업계와 외식업계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관광업계는 중국 현지 여행사에 제주 여행상품 문의가 사라진 건 물론 상품을 구매했다가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제주도관광협회는 중국의 여행사를 방문했다가 박대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 중국인의 비율은 무려 85%에 달한다. 국내 관광을 취소하는 단체여행도 즐을 잇고 있다.

지난 3일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ㆍ판매사인 중국 코우천그룹은 당초 4월 17∼21일 인천에서 기업회의를 열고 임직원 4천 명에게 포상관광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돌연 방한계획을 취소하겠다고 공사에 통보했다.

중국 의료기기업체 유더그룹 임직원 1만2천 명은 당초 3월 인천에서 기업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4월로 연기한 상황인데 4월 개최도 현재로써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3월 월미도 ‘치맥파티’로 유명해진 중국 아오란그룹도 올해 또다시 인천을 방문하겠다고 지난해 인천시와 협약까지 했지만, 재방문 일정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관광객 유치에 실패하면서 관광업계는 물론 외식업계도 심각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형 외식업체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 등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마당에 중국인 관광객마저 감소하면 살아날 길을 찾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면서 무작정 국가안보만 강조하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편, 문체부는 지난 3일 오전 장관직무대행인 송수근 1차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중국 현지 여행업계의 방한 관광상품 판매 제한 상황 등을 점검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내 관광·콘텐츠 산업계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 외 중동·동남아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 개별관광객 유치, 업계 피해 대책 등과 관련한 방안을 추진한다는 막연한 대책만 제시, 외식업계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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