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에서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
외식업에서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3.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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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대통령 탄핵에 따른 사회적 혼란, 청탁금지법,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 등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외식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 아직은 일부 외식업체이기는 하지만 고객이라도 유치하기 위해 가격파괴전략을 앞세우는 업체가 늘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나타났던 가격파괴 전략이 또 다시 난무하는데다 최근 무한리필까지 일반화되고 있다. 지난해 삼겹살 무한리필이 유행하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떡볶이, 피자, 연어, 회전초밥 등 다양한 무한리필점이 등장했다. 그동안 국내 외식업계에서 무한리필을 통해 성공한 사례는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싸고 좋은 상품만 살아남은 ‘잃어버린 20년’

가격파괴 전략의 원조는 일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초 일본경제의 버블이 붕괴된 뒤 ‘잃어버린 20년’ 동안 일본경제는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전 산업에 걸쳐 가격인하, 가격조정, 가격파괴라는 문구가 거리에 넘쳐 났다.

일본 외식업계에서 랭킹 1위를 자랑하던 맥도날드가 1990년대 초 210엔에 판매하던 햄버거를 100엔에, 다시 80엔, 65엔으로 가격파괴를 실시하는가 하면 요시노야, 스끼야, 마츠야 등 대표적인 규동 전문점 역시 1990년 400엔 하던 메뉴를 250~270엔으로 인하를 하는 등 외식업계가 가격파괴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또 스카이락 등 일부 외식기업은 바이양, 가스토 등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저가 콘셉트의 메뉴를 출시했다. 버블경제 당시 일본 소비자들은 ‘비싼 것은 품질이 좋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거품이 빠지자 소비자는 가격과 품질에 민감해졌다.

비싸거나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은 외면하는 성향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런 기회를 틈타 이탈리아 음식전문점인 사이제리아와 우동전문점 마루가메제면 등 저가 전략을 앞세운 외식기업들이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20여 년이 지난 최근에는 새로운 콘셉트의 외식기업들이 등장해 기존 저가 콘셉트의 외식기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스테이크 전문점인 페퍼런치를 운영하는 페퍼푸드서비스㈜가 론칭한 서서 먹는 스테이크 전문점 ‘이끼나리 스테이크(IKINARI STEAK)’는 스테이크(300g)를 1350엔(1만3500원)에 판매하는가 하면 햄버거스테이크(300g)를 1천 엔 판매해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론칭 2년만에 100개 점포를 돌파하는가 하면 지난해 11월에는 뉴욕까지 진출했다.

이미 한국에도 진출한 일본 오레오그룹의 경우 1㎏짜리 티본스테이크 가격이 1980엔(1만9800원), 고급 식재료인 푸아그라를 올린 안심스테이크(150g)를 1480엔(1만4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끼나리 스테이크나 오레오의 경우 식재료만도 판매가의 60~70%를 차지해 어떻게 원가를 맞출 수 있을지 상상을 뛰어넘는 경영을 하고 있다. 가격은 파격적이지만 판매가의 60~70%의 원재료 비율이 말해주듯 어느 스테이크 전문점과 비교해도 품질은 손색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철저한 오퍼레이션·시스템 없는 무한리필의 몰락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무한리필 전략이 성공하려면 가격보다 중요한 것이 품질, 즉 상품력이다. 제아무리 불황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는 싸기만 한 것은 외면하기 때문이다. 특히 타 업종과 달리 음식의 경우 제아무리 저렴하다 할지라도 품질(맛)이 좋지 않으면 고객은 외면하게 된다.

국내 편의점 도시락이 최근 2~3년간 놀라운 성장을 이룬 까닭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지만 품질은 뛰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유행하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넘어 ‘초가성비’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외식기업은 아직 일본의 외식기업과 같이 철저한 오퍼레이션과 시스템을 통해 상상을 초월한 저가격으로 우수한 품질을 만들어내는 노하우가 없어 안타깝다. 지난해 우후죽순 생겨났다 무너져버린 무한리필 삼겹살 전문점의 사례처럼 잠시 반짝하다 마는 결과를 만들어 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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