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외식업체들의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CJ푸드빌, SPC그룹, 아워홈 등 국내 대표적인 외식기업들이 제2여객터미널에 입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공항은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거쳐 가는 공간이자 유동인구가 많아 기업마다 자사의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홍보는 물론, 기업 신뢰도와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적지 않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국제여객객수는 5677만4790명으로 2015년 4840만4295명보다 17.3%가 증가했다. 또 오는 10월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연간 수용객수는 72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글로벌기업을 꿈꾸는 외식기업으로서는 반드시 입점해야 하는 꿈의 장소이기도 하다.
12년 연속 1위 공항 무색케 하는 음식 수준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7일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선정하는 ‘2016년도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ASQ)’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2005년부터 12년간 1위를 지키며 명실공히 세계적인 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는 각 공항 직원의 친절도와 시설, 청결도 그리고 이용객의 편의성 등 모두 34개 평가항목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설문방식으로 조사해 순위를 정한다. 이런 조사에서 전 세계의 공항 중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은 역사상 인천국제공항이 처음이다.
또 앞으로도 이 기록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세계적인 공항에 외식기업이 저마다 자신의 브랜드 입점을 원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이는 또 내로라하는 외식기업의 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외식기업, 그리고 이들 기업들이 제공하는 음식 수준은 결코 세계 최고 수준과는 거리가 먼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세계 제1위 공항답게 시설이나 분위기, 그리고 청결 면에서는 세계 어느 공항의 외식기업보다 우수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음식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음식의 질은 이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식의 수준은 너무도 실망스럽다. 요즘 유행하는 가성비로 평가한다면 결코 용납하기 힘든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 내 외식기업에 비해 훨씬 저렴한 시중의 일반적인 외식기업의 음식 수준이 오히려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외식기업의 경쟁력은 시설과 분위기, 청결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음식의 질(맛)이라 할 수 있다.
영리 목적 외식 브랜드 유치의 부작용 속출
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천국제공항 내 임대조건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인천국제공항 측이 공항 내에 입점하는 기업들에게 보다 많은 임대료를 받아 이익을 내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이 외식기업을 유치하면서 결코 영리를 우선해서는 안 된다.
공항 내 외식기업의 입점은 이용객의 편리를 제공하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영리보다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의 편리성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 내 외식기업의 입점 조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임대료, 혹은 수수료라면 이는 마땅히 시정돼야 한다.
제2터미널에 입점하는 외식기업의 평가기준은 대상 기업의 경쟁력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세계 제1의 공항답게 인천국제공항 내 입점한 외식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청결과 안전기준이 매우 엄격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국제공항 내 외식기업의 청결과 엄격한 안전기준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가격 대비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 등 외식기업로서의 기본을 우선시해야 하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