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X 파일, 도 넘은 보도 행태 근절해야 한다
먹거리 X 파일, 도 넘은 보도 행태 근절해야 한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3.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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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종편방송인 채널A가 보도한 ‘먹거리 X파일, 대왕 카스텔라 그 촉촉함의 비밀’ 편은 언론 횡포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방송은 “대왕 카스텔라를 만들면서 버터 대신 엄청난 양의 식용유를 사용하고 재고 크림과 싼 분유에 유화제까지 첨가한다”고 주장했다. 또 “계란 대신 액상계란을 사용하는 등 제조과정에 문제가 많다”고 고발했다.

극히 일부 점포만을 취재한 이후 마치 대왕 카스텔라를 판매하는 전 점포가 모두 그런 양 보도했다. 식용유와 유화제, 액상계란을 사용하지 않는 점포가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설령 카스텔라를 만들면서 식용유를 사용한다 해도 그것은 결코 옳고 그름을 판가름 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다. 버터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동물성 포화지방이고 식용유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이다. 식용유를 사용할 경우 식감이 부드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버터를 사용하든, 식용유를 사용하든 그것은 철저히 생산자가 결정할 일이다. 유화제를 사용한 것 역시 독성이 없어 사용량의 제한마저 없는 만큼 문제가 될 일도 아니다. 계란 대신 액상계란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했지만 이는 모든 제과·제빵 제조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거리 X파일은 ‘대왕 카스텔라 그 촉촉함의 비밀’ 편에서 식용유와 유화제 그리고 액상 계란으로 만든 대왕 카스텔라는 마치 먹어서는 안 되는 불량식품인양 보도했다.

위장취업·몰래 취재 후 반론조차 차단

일부 대왕 카스텔라 프랜차이즈 본부가 ‘밀가루와 계란만 들어가며 화학첨가제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홍보하면서 식용유와 유화제, 혹은 액상계란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카스텔라는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석이라고 제과·제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400여 년의 전통을 가진 나가사키 카스텔라인 후쿠사야(福砂屋·1624년)나 1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분메이도(文明堂·1900년) 카스텔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왕 카스텔라 측이 제품의 생산과정 중 맛을 부드럽게 한다거나 기존의 카스텔라보다 더 촉촉한 식감을 만들기 위해 식용유를 첨가한 것은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다. 어떤 식품이든 시대와 지역, 그리고 대상 고객에 따라 얼마든지 사용하는 식재는 물론이고 맛 또한 바꿀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왕 카스텔라가 마치 불량식품인 양 보도한 채널A의 행태는 시청률만을 생각하는 잘못된 보도로 지적받아 마땅하다. 채널A의 취재과정도 석연치 않다.

대왕 카스텔라 측은 “초소형 카메라를 들고 직원으로 위장 취업해 레시피를 물어보고 몇 시간 뒤 도망을 갔으며 취재 과정에서 대왕 카스텔라 측의 의사를 인터뷰하거나 반론을 제기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예고편을 본 뒤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 이메일은 물론이고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채널A에 문의를 시도했지만 전혀 답변이 없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채널A 측의 취재과정은 언론의 정도라 할 수 없다. 더욱이 식용유가 아닌 버터와 설탕, 그리고 1등급 밀가루와 크림치즈만으로 카스텔라를 만드는 점포는 프로그램 내내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피해자 양산하는 무작정 선정보도 지양해야

이번에 문제가 된 대왕 카스텔라는 대만 브랜드로 일반 카스텔라에 비해 2배 이상 큰 사이즈에 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이 특징이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국내에 진출, 프랜차이즈를 전개해 호황을 누리면서 최근 30여 개 이상의 프랜차이즈본부가 생겼다.

그러나 이번 먹거리 X파일에 보도되면서 점포 매출이 50% 이상 추락했다. 언론에서 고발프로는 없어서는 안 될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먹을거리의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채널A의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은 보도 과정에서 많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번 대왕 카스텔라의 사례처럼 전문성 없는 보도로 선의의 피해자를 만드는가 하면 MSG를 사용하지 않아야 바른 먹을거리라는 황당한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먹거리 X파일’은 더 이상 시청률만은 의식한 선정적이고 무리한 보도를 삼가야 할 것이다. 더욱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면서까지 무작정 보도하고 보는 행태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 동시에 좀 더 전문적이면서 팩트를 중심으로 한 고발 프로그램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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