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창업 외식 프랜차이즈, 은퇴자 무덤
신규 창업 외식 프랜차이즈, 은퇴자 무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3.2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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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외식 프랜차이즈 전년보다 18.7% 증가, 하루 평균 36곳 폐업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퇴직자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폐업한 프랜차이즈 식당 수는 전년(1만1158곳) 대비 18.7% 늘어난 1만3241곳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6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폐업 업종별로는 한식이 2805개로 가장 많았고 치킨(2793개), 주점(1657개), 분식(1375개), 커피(1082개), 패스트푸드(567개)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순위를 한식과 치킨 전문점의 전체 수에 비춰보면 업종별 폐업률에서 치킨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치킨업종은 은퇴자 등 처음 외식업을 시작하는 계충의 창업 1순위로 꼽힌다. 묻지마 창업에 나선 은퇴자들이 투자금 회수도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많다는 얘기다. 업종별 평균 폐점률은 12.0%로 전년의 10.9%보다 1.1%포인트 상승한 반면 평균 개점률은 20.9%로 전년의 25.6%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최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폐업률을 높이고 있다. 소비심리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부터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난해 청탁금지법,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대통령 탄핵 등 시국 문제까지 겹쳐 바닥을 치지 못하고 있다.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2016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재경기지수는 65.04로 3분기(67.51)보다 더 내려갔다.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기준 년도를 100으로 놓고 외식업 종사자들의 전망 등을 지수화해 산정한다. 그만큼 외식업계에서 미래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뜻이다.

이에 맞춰 소비자심리지수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102.0이었다가 11월의 95.7, 12월 94.1, 지난 1월 93.3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퇴직자가 대책없이 외식시장으로 진입하는데다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층까지 창업에 나서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더욱이 이들 외식 프랜차이즈 진입자들이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의 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조달,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말 기준 비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조6330억 원이 늘어난 294조19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증가한 24조1242억 원의 2배 규모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신용대출로 몰리면서 지난 1월말 기준 기타대출(신용·마이너스통장·예적금담보대출) 잔액이 173조6264억 원으로 1년 동안 23조3248억 원 증가했다. 또 지난해 은행권 신용대출은 7.9% 늘어난 반면, 제2금융권은 15.7%나 증가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부실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은행권이 심사요건을 강화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창업자 등이 제2금융권에 의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제2금융권 신용대출은 금리가 30% 이상에 이르는데다 변동금리에 따라 앞으로 더 높은 이자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대출금리가 0.1% 오를 경우 자영업 폐업 가능성이 10% 높아진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대출금리를 1% 올리면 폐업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비 프랜차이즈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프랜차이즈의 폐업률이 높다는 얘기는 외식시장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반증”이라며 “특히 창업에 나선 은퇴자 계층이 외식 프랜차이즈에 몰리면서 폐업 대열에 밀려들어가고 결국 도시빈민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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