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서비스’를 넘어 매력적인 서비스로
‘셀프서비스’를 넘어 매력적인 서비스로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4.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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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물’을 영어로 하면 ‘water’가 아닌 ‘self’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음식점 벽에 생소하게 붙어있던 ‘물은 셀프’라는 말이 벌써 수십 년이 흘러 이젠 익숙한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물은 고사하고 반찬도 가져다 먹어야 하고 설거지도 하고 심지어 직접 조리해 먹는 곳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셀프 전성시대’가 아닌가 싶다.

미국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등장했다는 셀프 서비스는 주유소처럼 직원이 주유와 정산 등의 업무를 모두 처리하는 ‘full service’와 주유소에 들어서면서부터 나갈 때까지 모든 것을 직접 처리하는 ‘self service’로 구분되고 그 차이는 ‘요금’에서부터 명확하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요금이 저렴한 셀프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다.

늘 사용하는 자동차 연료에 굳이 서비스를 받아가며 더한 요금을 낼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외식서비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업태’의 구분이다.

대부분의 서구 사회에서는 인적 봉사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외식서비스도 예외는 아니어서 직원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은 경우 봉사료를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봉사료를 지불하지 않는 외식서비스도 있다.

대표적으로 ‘패스트푸드’ 업태를 들 수 있다. 햄버거 혹은 치킨 등을 해당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구입하는 경우 별도로 봉사료를 지불하지는 않는다. 선택적으로 캐셔 업무를 보는 직원 등을 대상으로 봉사료를 넣도록 유도하는 작은 통을 계산대에 비치하기도 하지만 풀 서비스 레스토랑에 비해서 인적서비스를 제공받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봉사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서구 사회에서는 풀 서비스와 셀프서비스에 대한 구분을 요금 혹은 비용 차이로 명확하게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셀프서비스가 여기 저기 혼재돼 있고 사실상 필요에 따라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비스는 제공하는 측의 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우선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서비스해야 한다. 업계의 트렌드가 셀프서비스 혹은 자동화서비스 등 진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에게 매력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해당 서비스를 적극 추진할 수 있다.

그러한 매력적인 서비스로 인해 집객효과 등 마케팅 전략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셀프서비스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등장한 만큼 절감된 비용을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고객이 서비스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하는 기업의 이윤은 고스란히 고객의 체감 이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식시장은 거대한 서비스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인공지능이 인력시장을 대체하고 서비스시장까지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식시장은 점차 감소하고 가공식품 증가로 인한 편의점 외식시대, 배달 외식시대 등 매식(買食)산업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편의점 외식이 커지는 것만은 아니다.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린 음식점의 인적서비스 부재가 한 끼 식사를 하더라도 맘 편히 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웬만한 음식점에 가 보면 업주를 만나보기가 어려워졌다. 그 자리를 시간제 근로자인 소위 ‘알바생’들이 지키는데 이들은 외식서비스에 대해서는 내 알 바가 아니라는 자세이고 실상 그럴 수밖에 없다. 

로봇이 대신 커피를 내리고 음식을 조리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과연 외식 업주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언제까지 인건비절감을 위해 고객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인지 의문이다.

비용절감이 목적이라면 고객이 그 이익을 실감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전략적인 자세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트렌디한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는 외식시장에서 서비스만이 시대를 앞서갈 대응책임을 깨달을 수 있는 사업주는 과연 얼마인지,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목표가 ‘비용 절감’인지 ‘경쟁력 창출’인지는 현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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