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곰팡이 독소에 관심 갖자
식품 곰팡이 독소에 관심 갖자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4.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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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대한한돈협회는 2016년도 배합사료 품질 모니터링 사업으로 국내 10개 사료업체에서 79개 샘플을 수거해 곰팡이 독소 오염도를 분석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한 개 이상의 곰팡이 독소가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이 중에는 권고기준치를 초과한 샘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주로 원료로 사용되는 수입 곡물에 오염된 곰팡이 독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지목된다. 곡물 수출국의 이상기온과 수확철 강우, 취급 불량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사료에 곰팡이 독소가 오염되면 동물의 발육부진, 산란율저하, 폐사에 까지 이른다. 가장 흔하고 독성이 강한 아플라톡신은 1960년 영국에서 일어난 10만 마리의 칠면조 폐사 사건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브라질에서 수입한 땅콩박에 아스퍼질러스 플래브스균이 생산한 아플라톡신이 오염된 것을 모르고 배합사료에 썼다가 일어났다.

그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아플라톡신은 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확인됐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서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간암에 걸리는 사람이 많이 발생한다는 역학조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아플라톡신은 땅콩과 옥수수에 가장 많이 오염되는데 다른 곡물과 견과류에도 원인 곰팡이가 자라는 경우가 있다. 곡류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우리나라에서는 누룩이나 메주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많은 조사연구를 했지만 정상적으로 제조된 제품에서는 오염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땅콩, 옥수수 등을 많이 쓰는 과자류나 곡류제품은 아플라톡신 오염한계를 10μg/kg(ppb)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아플라톡신 이외에도 신장장해를 일으키는 오크라톡신, 가축의 번식장해를 일으키는 제랄레논, 푸모니신 등이 있다. 특히 푸사리움 곰팡이가 생산하는 식중독성 무백혈구증(ATA) 원인물질은 위염, 구토 등을 일으켜 급사하거나 아급성 중독으로 인두염, 장기의 출혈, 백혈구의 급격한 감소 등을 일으킨다.

ATA 중독사건은 1944년 소련 오렌버그 지방에서 주민의 약 10%가 발병해 60% 가까이 죽은 사례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동력이 부족해 농작물(주로 수수)이 밭에 그대로 방치된 상태에서 푸사리움 곰팡이가 번식해 독소를 생산했고 이것을 뒤늦게 수확해 먹은 결과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곰팡이 독소 오염을 막기 위한 철저한 수확 후 관리기술과 시설들이 사용되고 있다. 수확된 곡물에 곰팡이가 자라지 못하도록 수분함량을 13% 이하가 되도록 건조공정을 거치거나 저장사이로나 수송선의 수분관리에 신경을 쓴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지역의 저개발국가에서는 수확 후 관리가 부실해 곰팡이 독소 오염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자연식이나 유기농 농산물이 좋다는 말을 듣고 벌레먹거나 곰팡이가 자란 식품을 먹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곰팡이 독소는 잔류농약이나 식품첨가물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약은 농산물에 오염되는 곰팡이를 제거하고 식품에 사용하는 화학보존제는 유해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의 발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최근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한 잘못된 불안감으로 non-GMO 농산물을 수입하려고 인도, 아프리카, 동남아, 중국 등 수확 후 관리가 부실하고 비위생적인 지역에서 식품 원료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수입한 식품원료들에 곰팡이 독소가 오염될 확률은 매우 높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의 잘 관리된 곡물에서도 미량의 곰팡이 독소들이 검출되는 것을 보면 기타 지역에서 값이 싸거나 non-GMO라는 이유로 식량을 수입하는 것은 재고해볼 일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불필요한 식품 불안증으로 인해 더 심각한 식품위해를 불러오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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