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트럭은 달리고 싶다
푸드트럭은 달리고 싶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4.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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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마른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고 풀잎은 초록으로 물들어간다. 바람결에 실려 온 매화향기가 은은하다. 라일락 향기에 젖을 날이 머잖았다.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은 두터운 외투를 벗기 시작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겨울은 푸드트럭에게 유난히 추웠다. 지치고 추운 날 사람들은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게다가 주말이면 광화문으로 몰려가고 말았다. 이제 공원과 박물관, 캠퍼스, 운동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넘쳐날 것이다. 푸드트럭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국내 푸드트럭은 도입검토 단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영업이 개시된 이래 약 1천여 대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취업이 어려운 젊은이들이 큰 돈 들이지 않고 어렵지 않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을 것이다.

그뿐이랴. 윗사람이나 남의 눈치 볼 일 없이 자기 뜻대로 운영할 수 있고, 운전대만 잡으면 어디든지 맘먹은 대로 달려갈 수 있다. 맘에 맞는 친구나 부부간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점도 한 매력 했을 것이다.

이러던 푸드트럭이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쌓이고 있다 한다. 겨울은 외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적고 추운 곳에서 음식을 먹는 일이 내키지 않은 계절이라서 푸드트럭 사업의 대표적인 비수기이다. 비수기의 매출감소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을 접은 푸드트럭 업주들이 차를 한꺼번에 내놓은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딱히 비수기 때문이라고만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2015년 국무총리실 표준조례안에서 결정된 푸드트럭 영업가능 장소는 문화시설, 관광특구, 도로 및 보행자전용도로, 공공기관에서 주최·주관하는 행사의 장소 또는 시설, 도립?군립공원, 그 밖의 지자체장이 정하는 시설 또는 장소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조례를 제정해 자체적으로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한 장소를 정해놓고 있다.

이러한 장소는 대부분 겨울철에는 유동인구가 현저히 감소하는 곳이다. 장소의 제한은 비수기의 영업부진을 극복하는 데 큰  장애요인이다. 각종 관광지나 등산로, 유원지, 행사장, 박람회장 외에도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장소와 영업시간을 다양하게 허용해주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겨울에는 일정한 장소에서만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주문배달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침이나 점심, 간식 등 특정 시간의 배달시장을 개척해봄직도 하다.

비수기에는 메뉴개발이나 조리기술을 익혀 메뉴를 다양화하고 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는 기간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케팅이나 고객 서비스 기술을 익히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수원시는 청년창업과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푸드트레일러를 월 20만 원의 비용으로 저렴하게 대여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희망자를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서초구는 대로변에 푸드트럭을 배치해 기존의 무허가 영업점을 대체하고 있기도 하다. 

푸드트럭도 선용하면 외식소비자의 외식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외식소비자에게 시간과 장소의 제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푸드트럭의 매력이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에 푸드트럭이 씽씽 달려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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