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설, 성악설’
‘성선설, 성악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4.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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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교수·장수식품클러스터사업단장

성선설과 성악설은 맹자와 순자가 주장한 대표적인 사람의 인성에 대한 이론이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고, 옳고 그름을 알 수 있는 존재라는 성선설과 인간의 성품은 악하나, 후천적인 교육에 의해 선해진다라는 성악설이 양립한다고 배워왔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성선설에 무게를 두어 사람의 본성이 착하기 때문에 서로가 이해하고 믿음을 갖고 협력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고 선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배웠던 걸로 기억한다.

다행히도 우리가 지키고 있는 미풍양속, 국민들의 생활 속 행동,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생각 등을 보고, 예부터 흔히 ‘법 없이 살 사람’이라는 말 속에서 우리 사회가 본연적으로 선하다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 이러한 성선설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맞닥트리게 되는 규칙, 규정, 제도, 법률이라는 것들이 과연 사람이 선하다라는 기준을 가지고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많은 규칙이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으로 교통질서와 같은 사회규범이 있다. 흔히 배우기를 빨간불에는 길을 건너지 말아라, 무단 횡단하지 말아라와 같은 교육을 받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녹색불에 길을 건너고,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라와 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전자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무엇 무엇 하지 말아라’라는 어조가 더 강한 의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갑’과 ‘을’의 관계에 있어서도 갑은 을이 이러 이러한 것을 지키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어떠하다와 같은 계약서를 쓰게 된다.

거의 모든 것이 잘 지켰을 때 이러한 보상이 따른다가 아니라 이러한 것을 지키지 않으면 이러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식으로 정해져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조직 사회에서 지켜야할 규칙이 있고, 이러한 것이 넓어진 것이 법이다. 그러나 규칙이나 법을 보면 대부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정한다. 이걸 지키지 않는 것은 악한 것이니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떠한 불이익을 받고 벌을 받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처럼 무엇을 하면 안 된다라는 바탕 하에서 규칙들이 정해지다보니 잘하는 사람, 잘하는 조직을 위한 법이 아니라 잘 지키지 않는 사람, 잘하지 못하는 조직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를 논의하게 되고 이를 위한 규칙이 추가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각 기관 감사의 역할도 마찬가지이다. 감사의 성과 평가가 잘못된 것을 얼마나 찾아내 지적하느냐가 핵심이 되기 일쑤다. 잘한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잘못된 것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되고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제도를 추가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진행이 된다.

이렇게 쌓인 제도가 결국에는 잘하는 사람에게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고 과다한 절차를 갖추어야 하는 비효율적인 제도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은 아마도 사람은 악하니 이러한 규제를 통해서 이러한 것을 못하게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낳은 결과, 즉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일을 한다라는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가만히 놔두면 혼란과 악한 일을 하게 될 거라는 불신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어떠한 규정이나 제도를 정할 때 못하는 사람에 대한 제재 또는 잘못된 사람을 바로 잡기위한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잘하게 할 수 있는지, 일을 진행함에 있어 제한이 되는 규정은 없는지를 살펴 개선을 하는 방향으로 추진을 하고,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믿음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선하고, 선한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한다고 믿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믿음의 회복으로부터 해결이 가능하다 본다. 앞으로 한 달 후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사람을 믿고 사회를 믿고 모두를 믿는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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