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4.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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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 회장

오래전부터 ‘살기 위해 먹는가?’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는지?’ 잘 모르겠다고 푸념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나도 가끔 ‘사람들은 왜 먹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가 종종 있다. 대부분 ‘살기 위해 먹는 것이 맞다’고 할 것이다.

맞다. 사람들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살기 위해 먹는다. 그러나 가끔 외식을 할 때면 사람들은 왜 먹어야 하는지 다시금 스스로 물어 볼 때가 있다. 분명 살기 위해 먹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학문적으로 왜 식품을 먹어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식품의 기능이란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어른이 되는데 영양이 공급되지 않으면 제대로 자랄 수가 없다. 오직 식품으로만 영양이 공급되기 때문에 식품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이 기능이 식품의 제1기능이다.

그러나 성장해 어른이 되면 식품의 제1기능을 소홀히 생각하며 그저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며 먹게 된다. 이들은 영양섭취도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그보다도 더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즉 열심히 일을 하고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이 즐거운 삶의 일환이 된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이 ‘먹기 위해 산다’는 말이 수긍이 간다. 이 기능을 식품의 제2기능이라 한다. 사람들이 중년이 넘어 나이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서서히 건강에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식품이 영양섭취나 맛의 추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점이 건강유지기능으로 식품의 제3기능이다. 본능적으로 오래 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건강을 위해 식품의 제1, 2기능을 극복하는 의지가 발생해 맛이 없어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식품의 기능이 이 세 가지 기능에 한정된다고 보지 않는다. 왜 손님이 오면 맛있는 것으로 대접하려 하는가? 옛날에 왜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었는지? 등을 생각하면 식품의 기능에는 꼭 제1, 2, 3기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화적인 측면이 있다. 이 문화적 의의는 우리나라 식품이 세계로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식품은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물론 건강하게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영양과 밀접하게 관계있다. 또 의학적으로 보면 적어도 중년 이상 층에서 건강의 유지는 생활습관(life style)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건강유지에 매우 중요한 생활습관은 운동과 식습관일 것이다.

중국의 속담처럼 적어도 먹어서 생기는 질환은 식생활습관을 고쳐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이 식생활 습관보다 더 장수와 건강유지에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속성상 먹고 놀기를 좋아해 운동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운동을 해도 먹는 것이 빠지면 안 된다. 대부분 먹는 것으로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적인 특성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습관 중 운동이 효율적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이 운동 생활습관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식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다. 즉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식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식생활습관을 고치는 데에도 노력이 따른다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 쉽게 얻으려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게으르기 때문에 기능성식품시장이 커지고 있다. 세상이 기능성식품만 개발하면 다 될 것 같이 떠들고 있지만 이는 세상을 현혹하는 것이다.

기능성식품만으로는 건강을 유지하고 오래 사려는 꿈에 부족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배척하자는 것은 절대 아니며 식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먹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정부는 앞으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해 기업이 큰 돈을 벌게 하는 것보다 건강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국민에게 알려 건강한 식생활을 하도록 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민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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