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쟁 위기설, 라면·생수 사재기 없었다
4월 전쟁 위기설, 라면·생수 사재기 없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4.17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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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제타격설 확산 불구, 비상식량 판매 잠잠
▲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이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라면과 간편식 등 비상식량용 사재기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선제 타격 위기감이 높아지는 등 이달 중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이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라면과 간편식 등 비상식량용 사재기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3대 대형마트의 라면 판매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의 경우 라면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하기까지 했다. 생수도 별다른 판매 증대를 보이지 않았고 가공식품 판매만 소폭 오르는 정도였다.

편의점과 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유통 채널도 비슷한 상황이다. CU와 세븐일레븐, GS25 등도 사재기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었고 G마켓과 옥션, 티몬 등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생수 판매량만 일부 증가했다. 이도 비상식량용이 아닌 기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보일 만큼 오름세가 미미하다.

이러한 흐름은 과거의 전쟁 위기설과 판이하게 다르다.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으름장이 이어지면서 주요 유통채널의 라면과 즉석밥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당시 이마트에서는 즉석밥 판매량이 36%나 뛰었고 생수는 30.1%, 라면 12.3% 급증했다. 롯데마트도 라면 24.2%, 생수 25.7%가 늘어나는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전쟁 위기 특수를 누렸다.

지난 1994년의 전쟁위기설은 파급력이 가장 컸던 사례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선제 타격이 초읽기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항공모함 5척이 동해상에 머물렀다.

여기에 김일성 주석까지 사망하면서 전쟁 공포감이 전 국민에게 확산됐다. 정확한 집계 자료는 없지만 라면과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주요 식품업체들은 극에 달한 사재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증대됐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비상식량의 핵심 사항은 보존성과 편의성, 고칼로리 여부다. 라면은 부피와 식수 확보 여부, 연료와 조리기구가 필요해 비상식량으로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 이러한 면에서 부피가 작고 열량이 높은 초콜릿과 시리얼바, 육포, 양갱 등이 비상식량으로 적합하다. 설탕 같은 단당류는 지방 다음으로 열량이 높고 소화와 흡수가 빠르다.

또한 당분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고통을 경감시키고 생존의지를 높여준다. 등산 시 비상식으로 초콜렛이나 사탕 등을 등산 날짜 수만큼 배낭에 넣고 출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자연 재해가 잦은 일본에서는 3일치 비상식량 세트가 각 가정마다 비치될 만큼 비상식량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보존기간이 1년 남은 시점에서 비상식량을 구호용으로 돌리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각 업체마다 고객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스기타 에이스의 비상식량 시리즈, ‘이자메시 델리(Izameshi Deli)’의 경우 맛은 물론 건강한 식재 사용, 방대한 종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나고야 코친(일본 토종닭 품종)으로 만든 ‘완자와 야채조림’은 제1회 일본재해식대상 맛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비상식량 브랜드로 유명한 ‘Datrex’, ‘Mainstay’ 등은 크기가 작고 3년 이상의 보존성을 자랑하며 하루 필요 열량인 2400~3600kcal를 보유한 패키지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식량을 구비하기 전 식수 확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식수 확보가 충분치 않으면 비상식량의 의미가 퇴색된다. 보통 1인당 하루 평균 최소 2ℓ의 물을 필요로 한다. 하루 2ℓ 이하의 물을 마시지 못하면 탈수 증세에 직면하는 등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자연재해가 잦은 것도 있지만 평소 위험에 대비하려는 일본 국민들의 안전 의식에서 비상식량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른 면이 많아 비상식량의 상업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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