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단체급식 사업 ‘테스트베드’ 전락하나
신세계푸드, 단체급식 사업 ‘테스트베드’ 전락하나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4.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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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제조 및 식자재유통 질주 ... 식음사업 통합에 단체급식 매출 비공개
▲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소프트 아이스크림 ‘오슬로(O’slo)’사이먼 시흥점이 지난 6일 오픈했다.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가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모태사업인 단체급식보다 외식 및 식자재유통에 역량을 쏟아 붓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부문이 소위 시험 무대로 일컬어지는 ‘테스트베드’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계열사 통한 수익극대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690억 원, 영업이익은 213억 원, 당기순이익은 142억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17.9%, 144.8%, 113.6% 증가하는 가공할만한 실적이다. 

여기에 지난 20일 밝힌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2848억 원에 영업이익 48억 원, 당기순이익 3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624.6%, 436% 성장한 파죽지세의 흐름이다.  

호실적 비결에는 외식사업과 식품제조사업 확대에 기인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합병한 제과제빵 사업의 신세계SVN의 합병이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2015년 냉동만두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세린식품 인수와 스무디 전문업체 스무디킹코리아 인수가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는 생수업체 제이원도 인수하는 등 몸집불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푸드의 숙원사업이던 음성식품가공센터가 2015년 완공되면서 이마트 등과 연계한 식품제조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외식업계 1조 클럽에 가입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놀라운 성장세로 신세계푸드의 실적 증가에 일조했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조각케이크, 샐러드 등의 각종 디저트류부터 식자재까지 납품하는 등 지난해 683억 원의 쏠쏠한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의 디저트류 단가가 매우 높은 것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고수익원 경로로 자리매김할 기세다. 

여기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HMR 브랜드 ‘피코크’와 이마트에만 납품하는 저가형 브랜드인 '노브랜드'도 각각 30%, 5%대의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피코크는 지난해 19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3천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외식 브랜드인 올반, 데블스도어, 자니로켓, 오슬로 등도 확장성을 가지고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푸드를 그룹 성장의 핵심 원동력으로 만들어 2023년까지 매출 5조 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단체급식, 모태사업 상징성으로 남을까

그러나 신세계푸드의 출발점이었던 단체급식부문은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체급식은 지난 2015년 3분기 전까지만 해도 사업부문 실적이 공개됐지만 이후부터 단체급식과 외식사업을 식음사업에 묶어버리면서 별도 매출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체급식부문 매출이 마지막으로 공개된 201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반기동안 1198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전체 매출의 27.8%를 차지했다. 2014년 전체 실적에서는 단체급식이 2433억 원의 매출로 37.3%, 2013년은 2553억 원으로 35.4%의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 단체급식과 외식사업을 망라한 식음사업은 6122억 원으로 57.3%의 비중을, 식품유통사업이 4138억 원으로 38.7%, 물류 등 기타 매출이 132억 원으로 1.2%의 비중을 차지했다. 

식품유통사업의 매출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외식사업도 활발한 전개를 펼치고 있다. 단체급식은 이렇다 할 모습이 감지되지 않고 있어 점진적인 비중 하락을 점쳐볼 수 있다. 

다만 올해 들어서 그룹 차원의 대대적 투자 분위기에 단체급식사업도 혜택을 받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내년에 개최될 평창동계올림픽의 케터링 사업의 일부를 맡았다는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룹 차원에서 투입된 200억 원대의 올림픽 스폰서 비용이 단체급식 수혜로 작용했다는 풀이다.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구내식당 수주 물량은 지난 1월 인천하늘고,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한항공인천기내식, 대한항공기내식매점, 대한항공IOC센터, 리츠칼튼호텔구내식당, 타파웨어브랜즈코리아, 한국지식재산센터, 평촌비상에듀, 인터코스코리아가 명시됐다. 

2월에는 평창선수촌, 서울반도체, 우영산업경주공장, 페럼CC, 한동대를 수주했고 3월에는 가천대, 부산행복기숙사, 홈엔쇼핑,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등의 위탁을 맡게 됐다. 수주 성과만 나열하면 성장세인 것처럼 보여지나 업계에서는 폐점 사업장도 적지 않다는 진단이라 현상유지 정도로 보인다는 견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성숙 단계를 넘어선 단체급식사업에 신세계푸드가 집중적인 투자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렇다고 단체급식사업을 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와 관련된 우회적인 투자 등 식품제조사업과 연관한 테스트베드의 활용 여지가 풍부하다”며 “새롭게 출시된 냉동제품의 고객 반응을 단체급식사업장을 통해 점검할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이제 신세계푸드의 주력 사업이 단체급식은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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